돈은 넘치는데 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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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넘치는데 돌지 않는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1.04.13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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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통화량 3274조원...한달새 42조↑
기업·가계 "금리 뛰기 전 유동성 확보" 
2월중 시중통화량이 한달새 42조원이나 증가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2월중 시중통화량이 한달새 42조원이나 증가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시중에 풀린 돈의 규모가 사상 최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시중 통화량을 의미하는 광의통화(M2)가 평잔 기준 41조8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 증가치와 동일하며 2001년 12월 통계편제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코로나 이후 300조원 가까이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광의통화(M2, 계절조정·평잔 기준)는 지난달 말 기준 3274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1조8000억원(1.3%)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7% 상승해 전월(10.1%)보다 더 큰 폭 올랐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11.1%) 이후 최대치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을 합친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로,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금이다.

금융상품별로는 요구불예금이 전달보다 11조원 늘었다. 가계부문의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게 주된 원인이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MMF(머니마켓펀드)도 각각 9조2000억원, 6조3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 등 직접자금조달 노력과 정책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에 대한 금융자금 지원 등으로 기업부문의 자금유입이 증가하면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경제주체별로는 기업이 31조5000억원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유동성 증가를 보였다. MMF, 수익증권, 금전신탁 등을 중심으로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와 기타 금융기관도 9조4000억원, 6조6000억원 증가해 모든 경제 주체들의 유동성이 늘었다. 기타 금융기관은 손해보험회사 장기저축성보험계약준비금·증권사 RP·예금보험공사채·여신전문기관 발행채 등을 포함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이 불어난 데다 기업의 회사채 조달도 늘었다"며 "정책금융회사들의 중소기업·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를 비롯한 명목금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적용한 실질금리는 내려가면서 최근 유동성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계와 기업이 체감하는 실질금리가 내려가면서 그만큼 차입금 조달이 늘었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에 따라 민간 부분에 대한 신용공급 확대, 기업의 운전자금 확보 등으로 유동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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