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패션업계… ‘비싸든가 싸든가’ 어정쩡하면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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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패션업계… ‘비싸든가 싸든가’ 어정쩡하면 망한다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1.04.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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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 40조원대 2년 연속 마이너스 기록
코로나19 보복 소비 영향, 올해 소폭 상승 예상
‘MZ 세대’ 겨냥 프리미엄·SPA 브랜드는 성장세
패션업계가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명품과 저가를 앞세운 SPA 브랜드들은 매출이 오히려 증가했다. 사진= 롯데백화점.
패션업계가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명품과 저가를 앞세운 SPA 브랜드들은 매출이 오히려 증가했다. 사진= 롯데백화점.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패션업계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복 소비 영향 등으로 소폭 반전이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2019년 대비 2% 감소한 40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3.6% 감소했던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 국내 패션 시장 규모를 올해보다 1.3% 증가한 41조3200억원으로 예상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 부진과 온라인 과열 경쟁 그리고 코로나19 악재가 겹쳤기에 부진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패션의 경우 그동안 ‘옷은 입어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기에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편리함과 가격 장점을 앞세운 온라인의 공세에 밀렸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등 이동 등에 제약을 받으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빈도도 줄었다.

전반적인 업계 불황에도 고가의 프리미엄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SPA 브랜드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등 활동의 제약으로 인한 반발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MZ 세대가 명품 소비의 ‘큰손’으로 떠오른 영향도 크다.

실제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14조8291억원으로 전년대비 4.6% 증가했다. 루이이비통·샤넬·에르메스·프라다·디올·구찌 제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도 지난해 국내에서 매출 4191억원, 영업이익 1334억원을 기록하며 매출(15.8%)과 영업이익(15.9%) 모두 늘었다.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SPA 브랜드도 성장세의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SPA 브랜드 1위 탑텐은 2019년보다 28.7% 증가한 4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해외 SPA 브랜드 자라 등을 운영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의 매출(4155억원) 보다 더 많다. 2016년 기준 134개에 불과하던 매장 수도 지난해 말 425개로 급증했다. 스파오의 매출도 2009년 100억원대에서 2017년 3000억원대 그리고 지난해 3300억원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를 한꺼번에 분출하는 보복 소비 영향으로 상반기 패션업계가 선방을 거듭하고 있다. 롯데와 현대, 신세계, AK·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 여성 패션 부문 3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동기간 대비 매출은 42.9~153.6%까지 신장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남성복 수트서플라이도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0% 신장했다. 온라인 시장도 마찬가지다. 무신사의 3월 거래액은 2019년과 비교했을 때 거 250% 늘었다.

하지만 업계 분위기는 올해 성장세를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은 예전에도 경쟁이 치열한 분야 중 하나였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추락을 거듭해왔다”면서 “지금은 코로나19 보복 소비 영향이 크다. 브랜드가 살아남으려면 프리미엄 또는 초저가 등 전략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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