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후불결제 서비스에 카드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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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후불결제 서비스에 카드업계 비상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4.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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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수수료 인하 여파로 어려운데 경쟁 심화
사실상 여신업 진출한 IT…규제 없어 ‘역차별’ 불만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네이버페이가 이달 중 소액후불결제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면서 카드사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와 결제 수단 다양화로 인해 가뜩이나 지급결제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빅테크 업체의 후불결제 허용으로 영업환경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12일 업계 따르면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중 소액 후불결제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후불결제는 충전잔액이 대금결제액보다 부족해도 월 30만원 한도 내에서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갚으면 되는 서비스다. 네이버파이낸셜과 같은 빅테크 업체가 신용카드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당장 카드사에서는 빅테크 영향력 확대에 긴장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모바일기기 결제 중 간편결제 비중은 2019년 1분기 32.4%에서 지난해 말 41.5%로 높아졌고, 간편결제 중 핀테크 기업의 비중은 지난 4분기 61.7%까지 급등했다. 소액 후불결제 한도도 이동통신사의 경우 2016년 월 30만원에서 현재 월 100만원까지 늘어났다.

개인별 최대 후불결제 한도는 월 30만원이나 금융정보, 비금융정보를 기반으로 한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을 바탕으로 실제 개인별 한도는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월급, 금융 소득, 네이버페이 이용 내역 등에 따라 후불결제 한도가 개인마다 차별화 할 수 있다.

여신업계는 후불결제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높으나 연체 관리 노하우에 태클을 걸고 있다. 여신관리의 경험 및 노하우가 부족한 전금업체가 잇따라 후불결제를 시행하면서 다수의 후불결제를 이용한 저신용자가 제때 결제대금을 갚지 못해 연체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서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소액 후불 결제를 허용하는 체크카드)를 카드사에 상관없이 개인별 두 장만 발급하도록 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전금법)에는 전금업체의 과도한 후불결제 영업을 막기 위해 개인별 한도를 최대 30만원으로 하고 사업자에는 직전 분기 총결제 규모의 50% 수준으로 한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분기 실적에 따라 결제 한도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 방안으로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후불결제 한도는 나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업자가 지급 능력을 초과해 후불결제를 내주는 경우도 가능해진다. 사실상 후불결제가 여신 기능을 맡는다는 점에서 자산이나 자기자본과 같이 변동성이 적은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는 하이브리드체크카드를 카드사에 상관없이 2장만 발급하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간편결제 업체에는 이런 규정도 없다”며 “가맹점 수수료 규제를 받고있는 카드사와 달리 빅테크는 비슷한 사업을 하면서도 전혀 규제가 없어 역차별에 대한 불만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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