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비트코인에 金거래 반토막
상태바
천정부지 비트코인에 金거래 반토막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1.04.12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 KRX 일평균 금거래액 74억원…작년 8월 대비 50% 수준
사진=연합뉴스
금값 약세 등의 여파로 하루에 거래되는 금 거래대금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순금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금(金)이 경기 회복에 따른 금리 상승 기대감과 비트코인의 고공행진에 밀려 4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달 들어 KRX 금시장에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보다 7.7% 감소한 수준으로 올해 1월(112억원) 이후 4개월째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는 수치다. 거래대금 평균은 지난 1월 112억원, 2월 96억원, 3월 80억원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금 거래대금은 일평균 143억원으로, 현재 금 거래대금과 두 배 가량 차이나는 셈이다. 앞서 2014년 3월 KRX 금시장이 개설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해 7월부터 이어진 금값 최고가 랠리로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였다.

금값은 2019년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일제히 금리를 낮추면서 고공 행진을 펼쳤다. 금은 이자가 없는 안전자산으로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실질 금리가 낮아져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적어질수록 매력이 커서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 9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은 1,744.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금값은 작년 7월 고점 대비 21% 떨어진 6만3400원으로 마감했다.

비트코인의 등장도 금 수요가 감소한 배경으로 꼽힌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하지 않는 이상 금의 화폐 기능이 비트코인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현재 경기 사이클상 명목금리가 장기적 방향으로 올라간다면, 금 가격은 계속 약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같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금의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1비트코인은 7883만 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오전 5시 13분 처음으로 7000만원을 넘어선 뒤 8000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간 다른 거래소 빗썸에서는 7851만 7000원에 거래됐다. 해외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기존보다 소폭 상승한 6700만원대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금 가격은 하락하면서 두 자산 사이의 가격차는 점점 확대되는 상황이다. 진종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새로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자 금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어 올해도 금값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