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機 사고] 조종사 “강한 불빛에 눈 안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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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機 사고] 조종사 “강한 불빛에 눈 안보였다"”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3.07.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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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탈출 지시 지체…사고 진압은 신속

▲ 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에 충돌한 아시아나항공 214편 B777-200 여객기 잔해의 항공사진.<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착륙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를 조종한 이강국 기장과 이정민 교관 기장은 충돌 34초전에 강한 불빛에 잠시 눈이 안보이는 상태였다고 미국 조사당국에 밝혔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사고조사 내용 브리핑에서 두 조종사에게 이런 진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착륙 직전 500피트 상공에 도달했을 때 지상에서 비춘 강한 불빛 때문에 잠시 눈이 안보이는 상황이었다고 NTSB 조사관에게 말했다.

레이저포인트 불빛이냐는 질문에 허스먼 위원장은 “분명하지 않다”면서 “현재로선 조사해봐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불빛이 비쳤다는 500피트는 너무 낮은 고도와 느린 속도라는 사실을 조종사들이 인지한 시점의 사고기 고도이다.

사고기는 34초 뒤에 활주로와 충돌했다.

NTSB는 사고 당시 승객 탈출이 지체된 사실도 드러났다고 밝혔다.

항공기 비상사태 때 90초 이내에 승객 전원을 탈출시켜야 하지만 기장은 승무원들에게 즉각 승객을 탈출시키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약 90초가 지난 뒤 2번 탑승구에 있던 승무원이 동체 외부 중간쯤에 치솟는 불길을 창문을 통해 목격하고 이를 조종실에 보고된 뒤에야 탈출이 시작됐다.

허스먼 위원장은 “승무원들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구급차는 2분 이내 도착했고 3분 이내에 화재 진압을 시작하는 등 비교적 신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승무원 2명이 1번 비상구와 2번 비상구에서 펼친 탈출용 미끄럼틀이 비행기 안쪽으로 펴지면서 깔렸고 한명은 다리가 부러진 사실도 확인했다.

떨어져 나간 동체 꼬리 부분을 통해 밖으로 튕겨나간 승무원은 당초 알려진 2명이 아닌 3명이라고 NTSB는 밝혔다. 이들 3명은 아직 조사를 하지 못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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