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機 조사, 정보공개 놓고 설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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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機 조사, 정보공개 놓고 설전 논란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3.07.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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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協 “이른 공개 부적절”… NTSB “사실 입각한 것”

▲ 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에 충돌한 아시아나항공 214편 B777-200 여객기 잔해의 항공사진.<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국가교통통안전위원회(NTSB)가 아시아나기 충돌 사고와 관련, 사고기 조종석 대화 등을 공개한 것은 시기상조이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성명에서 “이번 사고 직후 NTSB가 부분적인 데이터를 잘못된 방식으로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또 별도의 성명에서 NTSB가 이토록 이르게 기내 녹음장치의 세부 데이터를 공개한 것은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현장 사고조사가 진행되는 중에 이렇게 많은 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조사관들이 기내 녹음장치의 정보를 섣불리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건 의무사항이라는 점을 들었다. 과거에도 이런 정보공개가 잘못된 결론을 끌어내 조사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있었다고 협회 측은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협회 측은 “과잉 정보공개는 조사 결과에 대한 억측을 낳을 수 있다”면서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조사가 우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NTSB가 조사 초기에 언론브리핑 등을 통해 사고기가 착륙 직전에 너무 낮은 속도로 비행했다고 설명하고 조종석의 대화 내용까지 공개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보공개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허스먼 위원장은 “NTSB는 사고원인 조사라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우리 조사 활동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투명성”이라면서 “우리가 공개한 정보는 기본적으로 사실에 입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일부 매체에서는 이번 충돌 사건에 대해 한국 문화까지 사고 원인으로 거론하며 논란을 부추기도 있다.

경제전문방송인 CNBC 인터넷판은 ‘한국 문화가 아시아나 항공기 충돌 사고의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항공산업의 안전이 기록상으로는 향상됐지만 조직 내 계급 문화를 지키려는 민족적 특성을 갖고 있다”며 한국의 문화적 특성이 소통을 방해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문화적인 문제까지 거론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충돌 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조사 당국으로부터 조사의 영향을 미치는 언행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이날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부상자를 위로하러 온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내외신 기자 브리핑 일정도 NTSB의 경고에 따라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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