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국면 집값…가격 상승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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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국면 집값…가격 상승 꿈틀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04.11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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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 기대감에 재건축 가격 급등
재건축발 집값 상승, 전세에도 악영향

 

(서울=연합뉴스)이날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으로 주택시장의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사진은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안갯속이다. 가격 상승 폭과 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집값이 조정국면에 진입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으로 주요 재건축 단지가 들썩이고 있어 다시 상승장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서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2일 기준)는 96.1을 기록해 100 이하로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11월 23일(99.8) 이후 19주 만에 처음이다. 

해당 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면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2·4 대책 발표 후 서울 인근에 공급이 충분히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면서 30대를 중심으로 번지던 ‘패닉 바잉’(공황구매)이 줄어들었고 금리 인상 움직임에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인상 우려까지 더해지며 매수심리가 잦아들었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매도자 우위시장’으로 돌아서자 아파트값 상승률도 둔화 추세다. 이달 첫째 주(5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맷값이 0.05% 올라 지난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첫째 주 0.10%로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문제는 주요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 위주로 집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다. 송파구가 0.10%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남·서초구(0.08%), 노원구(0.09%), 양천구(0.07%) 등이 상승률 1∼5위에 올랐다.

이들 5곳은 모두 재건축 시장에서 주요 단지로 꼽는 아파트가 있는 지역이다. 강남구는 압구정·개포동 재건축 단지, 서초구는 방배·잠원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고 송파구는 잠실·방이동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졌다.

노원구는 상계동과 월계동 재건축 단지에 매수세가 이어졌고 양천구는 목동 신시가지 11단지가 지난달 말 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했음에도 규제 완화 기대감에 집값 상승세가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이는 오 서울시장이 보궐선거 후보 경선 때부터 재건축 규제를 완화를 통한 주택공급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면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강변 35층 층고 제한 규제 완화의 수혜 단지로 거론되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79.24㎡는 지난달 18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3개월여 만에 2억원 가까이 올랐다.

강남권에서도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압구정 현대7차 아파트 전용 245.2㎡는 이달 5일 80억원(11층)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10월 27일 67억(9층)에 팔렸던 것을 고려하면 반년 만에 13억원이나 급등했다.

현대1차 아파트 전용 196.21㎡ 역시 올해 2월 5일 51억5000원(3층)에 팔렸다가 지난달 15일 63억원(10층)에 거래되면서 11억5000만원이 뛰어올랐다. 이날 현재 이 단지의 최고 호가는 70억원에 달한다.

대다수 전문가는 오 시장의 규제 완화 정책이 본격화되면 서울 전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렇게 되면 전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재건축 사업이 일시에 탄력이 붙으면 조합원들의 이주수요가 몰려 전세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 전셋값은 최근 들어 상승 폭이 줄어들며 겨우 진정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11∼12월 주간 기준 전셋값 상승률이 0.14∼0.15%까지 높아진 뒤 올해 1월 0.13%, 2월 0.07%, 3월 0.04%, 4월 0.03%로 낮아졌다.

강남구는 3주 연속 -0.02%를 유지했고 마포구는 2주째 -0.01%, 강동구는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1%를 기록하는 등 3개 구의 전셋값이 내렸다. 서초구(0.02%→0.03%)를 제외하면 서울 전 지역이 전주와 비교해 상승 폭이 축소되거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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