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편의점 창업… 가맹점주도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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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편의점 창업… 가맹점주도 ‘반대’하는 이유
  • 나기호 기자
  • 승인 2021.04.1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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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만 배부른 가맹계약, 노력만으로 순이익 한계
전국 편의점 5만 시대, 마진율 적고 자리빨 무시못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편의점 창업이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수익률 정체 등 주요 브랜드 편의점 창업을 반대하는 가맹점주들의 경고(?)에 이목이 쏠린다.

11일 관련 업계 및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편의점 5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의 브랜드의 점포 수는 4만8094개로 전년 4만4881개 보다 3213개 증가했다. 2018년(3만8451개)과 비교하면 25.1% 늘었고, 비브랜드까지 포함하면 전국의 편의점 점포 수는 5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편의점 업계의 매출 회복이 가장 빠르게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비대면 소비가 지속됨에 따라 근거리 배달을 통한 치열한 시장 경쟁도 예고된 상태다.

데이터를 통한 예측보다 정확한건 ‘경험’이다. 브랜드 편의점 창업을 통해 가맹본사와 법적 분쟁을 경험한 실제 가맹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결과론적으로 당장의 브랜드 편의점 창업은 ‘시기상조’로 정리됐다. 물론 이들의 주장은 가맹본사의 일방적인 갑질 사례를 들먹이지 않았다. 다만 가맹본사와 달리 가맹점주의 이익은 제한적이며, 어렵고 복잡한 계약유형이 결국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번졌을때 점주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된다고 일침을 날렸다.

주요 내용을 종합하면, 편의점은 코로나19 등과 같은 환경에 매우 열악한 유통채널이란 점이다. 소위 ‘자리빨’이 90% 이상 차지할 정도로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아무리 다양한 플랫폼과 연계한 신사업을 접목해도 유동인구 감소 폭이 너무 커진 상황인데다 점포 과밀 현상 등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학가와 관광지 중심의 특수입지점포가 그 예다.

편의점 매출 구성비도 부정적인 요소가 자리한다. 그 동안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던 즉석(신선)과 음료 및 가공 카테고리 성장률이 좋지 못했는데,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인해 개학이 연기되며 학교 및 학원가 인근 점포들의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19에도 불구 담배 판매는 꾸준하게 증가하며 매출액 구성비가 올라갔다. 담배는 마진율이 가장 낮은 항목이기 때문에 담배 구성비 증가는 편의점 가맹점주 입장에서 매출총이익률 하락 요인으로 눈에 걸림돌이다.

특히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인건비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된다. 지난 1~2월까지 경기지역에서 브랜드 편의점 3개를 운영한다는 ‘ㄱ’씨는 “보통 편의점 마진율은 20~30% 선으로, 이는 2015년 최저임금 5580원에도 매년 똑같았다”면서 “당시에는 인건비가 부담될 정도는 아니였기 때문에 편의점 창업이 인기가 좋았지만 현재는 최저임금이 급격히 늘어나 가족경영 내지는 야간영업을 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까지 와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 ‘ㄴ’씨는 “각종 지원금과 시스템 명목으로 짜여진 주요 브랜드 가맹본사의 계약유형과 탄력적으로 운영도 못하는 영업시간 제한 등의 문제는 과거부터 여러 가지 피해 사례로 사회적 이슈까지 된 것”이라며 “장사가 안되거나 단가가 맞지 않아 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도 막대한 위약금 폭탄 등이 뒤따르기 때문에 섣불리 브랜드 편의점 창업에 뛰어 들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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