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조현경 김정인 박지민 기자] 4.7 재보선은 부동산 정책 실패와 우리 사회 불공정 관행이 결합해 민심이 폭발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그런 만큼 7일 투표에 나선 시민들은 4.7 재보선이 부동산 불평등과 불공정 관행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했다. 특히 2030 세대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복원되길 기대했다. 이런 민심에 부응하느냐가 11개월 뒤 치러지는 대선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 연제구에 살고 있는 50대 남모씨는 7일 본지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우리 사회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사람들이 알게 됐고, 이번 선거에서 그 마음이 드러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민인 40대 심모씨는 “요즘 젊은 세대가 다 주식만 보고 일하기 싫어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며 “젊은 세대만이 아니다. 열심히 살고 있는 주변 월급쟁이들도 굉장히 허탈해 한다”고 했다.
시민들은 재보선 이후 변화를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부산 남구 주민인 20대 김모씨는 “4.7 재보선을 계기로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고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보상받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 살고 있는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새로운 서울시장이 최소한 서울시에서만이라도 공정성을 회복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역시 서울시민인 20대 성모씨는 “공정과 정의는 우리 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라며 “LH 사태도 결국 우리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현실에 대한 좌절감이 분노로 비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재보선으로 기성세대와 정치인들이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LH 사태와 별개로 4.7 재보선에서는 한국정치의 고질병도 드러났다. 막말과 네거티브가 난무해 ‘최악의 진흙탕 싸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성추문으로 후보를 내지 않은 정의당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 기억에 남는 것은 국민의 삶과 관계 없는 생태탕과 백바지, 구두와 도쿄아파트 엘시티 밖에 없지 않느냐”(여영국 대표)고 했다.
막말과 네거티브는 정치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다. 서울 강남구에 살고 있는 20대 이모씨는 본지에 “투표를 안 할 생각이다. 정치에 대한 피로감만 잔뜩 쌓인 상태다.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선거에 관심을 잃었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선 이런 결과를 두고 판세가 불리한 쪽에서 네거티브 선거전에 집중하는 의도 중 하나로 보기도 한다. 특히 중도층의 투표 참여율을 떨어뜨리는 선거 전략이다. 대선에서 반복돼선 안 될 선거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