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과열경고에도 외화보험시장 폭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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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과열경고에도 외화보험시장 폭풍성장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4.0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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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판매량 3조2000억원…연평균 73.2% 증가
저금리 심화에 고수익 노린 투자 수요 몰린 영향
환율 변화 따른 환차손 우려…원금 100% 날릴 수도
금융당국, 시장과열에 달러보험 실태조사 착수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금융당국의 과열 경고에도 불구, 외화보험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다.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을 외화로 주고받는 상품으로 주로 달러가 많다. 특히 저금리 지속으로 인해 환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재테크 상품으로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달러 상황에 따라 최대 100% 손실이 가능해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7일 보험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까지 생명보험회사의 외화보험 누적 판매량은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최근 3년(2017~2019년) 사이 연평균 73.2%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저축성 외화보험 누적 판매량은 전체 외화보험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외화보험 판매증가는 저금리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가입자는 외화보험을 통해 기존 보험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보험과 달리 적립금을 미국 회사채 등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외화보험시장의 성장은 생명보험산업의 성장여력이 정체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사의 수요와 저금리 상황에서 자산을 다양화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부합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순 수익률만 바라보고 외화보험에 가입할 경우, 본전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외화보험은 계약자가 외화로 납입한 보험료를 해외채권 중심으로 운용한 후 만기 시 자국통화로 환전해 보험금을 받는 상품으로 만기 시 환율변화에 따라 환차손이 발생한다. 외화자산은 외화금리가 상승(원화금리가 하락)할수록, 국제정세가 불안할수록, 원화가치가 낮아질수록, 환율변동성이 낮아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본은 저금리 장기화·내외금리차 확대·자산분배 다양화 수요 등으로 지난 2016년 이후 외화보험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대만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저금리 장기화·대만달러 약세 등을 배경으로 외화보험 상품이 시장에 출시돼 2017~2018년에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외화보험은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지만 관련 소비자 문제도 함께 증가했다. 2019년 기준 일본의 외화보험 관련 민원은 2822건으로 최근 8년(2012~2019년) 동안 4.7배가 증가했다. 환율변동에 따른 원금손실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외화기반 원금보장을 자국통화 기준으로 오해한 경우가 민원의 다수를 차지했다.

금융당국도 외화보험 시장 과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말부터 외화보험 실태조사에 돌입했다. 3월 말엔 메트라이프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대상으로 부문검사에 돌입했다. 메트라이프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달러보험을 판매한 생명보험사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일부 보험사에선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달러보험 출시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화보험 중에서도 금리연동형의 경우, 적립이율에 따라 만기보험금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며 “환율과 금리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상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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