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독주 막 내리나…금융지주도 인터넷뱅크 설립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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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 독주 막 내리나…금융지주도 인터넷뱅크 설립 가능성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1.04.0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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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聯, 인뱅 설립 수요조사 후 당국에 전달···하반기 결론날 듯
금융지주 상당수 의향 내비쳐...비대면 금융시장 판도변화 예고
금융지주들이 독자적 인터넷은행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은 4대 금융지주 본사 사옥. (왼쪽부터)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지주. 사진=연합뉴스
금융지주들이 독자적 인터넷은행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은 4대 금융지주 본사 사옥. (왼쪽부터)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지주. 사진=각 사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금융지주의 독자적 인터넷은행 설립 가능성이 대두되며 금융권 안팎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이를 두고 금융 당국과 의견 조율에 나설 예정이며, 당국의 수용여부에 따라 제4의 인터넷은행도 모습을 드러낼 지 관심이 모아진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올해 2월부터 3월까지 금융지주사들을 상대로 인터넷은행 설립 수요를 조사했고, 그 결과를 조만간 금융위원회 실무진에 전달할 예정이다. 조사에서 상당수 금융지주사는 100% 지분을 보유한 인터넷은행 자회사를 세우고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결과보고서가 정리되는 대로 금융위에 제출한 뒤 금융지주가 독자적으로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는 방금융위와 공식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도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그동안 금융지주의 인터넷은행 설립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온 바 있다. 실제 KB·신한·NH농협금융지주 등은 완전 자회사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진 일부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들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는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의 2대 주주,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3대 주주다. 하지만 금융지주 소유의 독자적 인터넷은행은 존재하지 않는다.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결국 비대면 경쟁력 강화 때문이다. 비대면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점포 기반 영업으로는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과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에만 당기순이익(1136억원)이 2019년 대비 8.3배 급증했다. 케이뱅크 역시 최근 매출 10조 시대를 열며 성장을 위한 본궤도에 진입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무점포 모델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비대면 시대를 맞은 시중은행들의 위기감도 커지는 양상이다.

여기에 토스뱅크까지 오는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2월 5일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등기 법인명은 '한국토스은행 주식회사'다. 앞서 토스는 지난 2019년 1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획득한 바 있다.

토스뱅크의 본인가 획득은 무난하리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토스뱅크는 전산시스템 구축 등 설립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토스는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인재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토스는 올해 1분기에만 330명 넘는 대규모 채용을 계획 중이다. 전 직군 정규직 입사자에게 최대 1.5배 연봉을 제시하고 1억 원 가치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등 인재 채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토스 이용자는 1800만 명으로, 지난 2013년 법인 설립 후 6년의 경험과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업계는 토스뱅크까지 시장에 가세하면 기존 금융사들의 비대면 경쟁력에 빨간불이 들어올거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주들이 기대하는 대목도 있다. 카카오, 케이뱅크, 토스 등 ICT기업의 주도로 만들어진 인터넷은행과 달리 금융지주발 인터넷은행은 금융업을 영위하며 쌓인 데이터와 노하우로 바탕으로 이커머스 등 다른 산업 영역을 끌어들여 새로운 금융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주요 금융지주사가 본격적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에 나서면 현재 영업 중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본인가를 남겨둔 토스뱅크에 이어 네 번째 인터넷은행이 탄생할 가능성도 생긴다.

금융당국은 은행연으로부터 공식입장을 전달받으면 하반기 중 관련 내용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뱅크 등 현재 진행 중인 인터넷은행 인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이후 은행권이 요구한 금융지주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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