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전쟁’, 합의는커녕 장외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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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전쟁’, 합의는커녕 장외설전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4.0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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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 기한 앞두고 양측 ‘험한 말’ 오가
SK “LG, 자사 배터리 사업 견제 목적 발목잡기”
LG “SK, 자의적이고 투박한 자료에 대응가치 못 느껴”
LG그룹(왼쪽)과 SK그룹 본사 전경. 사진=매일일보
LG그룹(왼쪽)과 SK그룹 본사 전경. 사진=매일일보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벌이고 있는 배터리 전쟁이 합의에 이르기보단 갈등 폭이 깊어지면서 두 회사 간 싸움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제무역위원회(ITC) LG-SK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판결 거부권 행사 기한이 11일(현지시간)로 다가왔지만 당초 기대했던 기한 전 합의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장외 설전으로 상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장외설전을 건 쪽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일 자료를 통해 “2011년 LG가 SK를 상대로 시작한 분리막 특허 소송전이 10년여 만에 사실상 SK의 승리로 마무리 되고 있다”며 “LG가 제기한 두 소송은 SK 배터리 사업을 견제하기 위한 발목잡기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패소한 SK이노베이션이 최근 LG화학(당시)이 제기했던 특허 소송에서는 비침해 예비판결을 받은 내용을 중심으로 기세싸움을 건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ITC의 예비 결정으로 SK의 기술이 LG의 특허와 다른 독자적인 기술이라는 것이 공인됐다”며 “이런 결과는 LG가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건에서도 기술 내용에 대한 실체적 검증 과정이 있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의 비판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즉각 반박 입장문을 통해 “SK가 다급함과 초조함을 반영하듯 여전히 자의적이고 투박한 자료를 여과 없이 표출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내용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SK는 특허 소송 예비 결정을 마치 분쟁이 승리로 마무리된 것처럼 표현하며 판결 내용을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있다”며 “2년 전부터 수차례에 걸쳐 동일한 억지 주장을 펼치는 SK의 행태가 발목잡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SK이노는 후발주자로서 빠른 성장을 위해 불가피하게 기술을 탈취해 갔다면 이를 인정하고 배상을 통해 정당하게 사업을 영위할 방안을 찾는 것이 순리”라며 “당사는 SK의 사업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며 합의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데도 해결보다는 상대 비방전에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더구나 기술 탈취가 명백히 밝혀진 가해자가 조지아주 공장을 볼모로 미국 정부를 상대로 으름장을 놓고 자동차 고객과 협력업체들까지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의 ESG 경영에 맞는지를 되돌아보라”고 주장했다.

두 회사의 합의가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까워지면서 시선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거부권 행사 없이 ITC 최종판결이 확정되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배터리 등에 대해 10년간 수입금지 조치를 받게 된다. LG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SK측은 미국 관계 당국 물밑작업과 함께 정면 대응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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