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는 제몫을 했다…1분기 영업이익 4조 넘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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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는 제몫을 했다…1분기 영업이익 4조 넘길 듯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4.0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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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대 가동중단 손실에도 재고 수준 개선, 고객사에 대한 협상력도 높아져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미국 오스틴 공장의 수천억대 가동중단 손실에도 삼성전자 반도체는 실적의 대들보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1분기 9조3000억원의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은 TV가전・모바일 활약이 컸지만 반도체도 제몫을 했을 것이란 분석을 뒷받침한다.

7일 삼성전자 및 업계에 따르면 일각에선 손실 때문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 3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봤지만 4조원은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미 오스틴 공장 가동중단 손실 규모가 변수로 지목됐던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미 공장의 공급차질은 일시적인 것으로 업황 호조는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손실이 수천억원대 발생했을 것으로 보면서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공급차질에 따른 대기 수요가 쌓여 있는 만큼 재가동 후 충분히 만회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급차질 자체도 제한적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가동 중단 이전 미국 현지 전력 회사로부터 사전에 경고를 받아 미리 대비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재고를 확충하는 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대응도 가능했을 듯 보인다. 고객사 측면에서는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재고 확보를 위한 선주문이 늘어났다. 그동안 재고량이 많아 반도체 공급사의 협상력이 떨어졌던 낸드플래시나 서버용 시장 등에서 제품 판매가 수월해졌다는 의미다. 실제 PC 제조사들과 데이터센터 고객들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제품 재고를 적극 비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바일 수요까지 회복되면서 모바일향 반도체 재고 주문량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생산 차질 부품은 주로 낸드플래시 컨트롤러였다. 이는 SSD 제품 생산 차질로 연결된다. 1분기까지 낸드플래시 거래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해 시황은 부진했지만 재고처리 면에서는 공급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삼성전자로선 공급에 유리한 위치를 점해 가동중단 손실을 만회했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별로, D램 시장은 데이터센터 고객이 대규모 조달을 재개하면서 D램 공급도 달릴 것으로 보고 주문량을 늘렸다. 덕분에 D램 가격은 1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분기에는 더욱 높은 가격 상승폭이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발 재택수요에 따른 노트북 시장의 강세도 D램 업황에 도움이 됐다. PC D램 업체들의 견조한 수요가 계속되는 가운데 재고량도 낮은 수준이 유지됐다. 1분기 모바일 업황까지 회복되며 모바일 D램 수요가 합쳐진 영향을 더해 D램 시장은 전반적으로 공급부족이 짙다. 암호화폐 채굴량이 늘어나 그래픽 D램 시황이 견조한 것은 덤이다.

낸드플래시와 SSD는 다소 부진한 시황 이면에 수급상황은 고객사 측의 비상국면이다.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공급 차질로 SSD 재고 비축 수요가 급증했다. SSD의 계절적 성수기까지 앞둬 삼성전자의 공급차질은 고객사들을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다. 중국 통신 사업자의 입찰과 세계 IT 장비 구매 수요도 늘어나 SSD 수요에 기여했다. 이로 인해 낸드플래시 및 SSD 업체들은 기존에 불안요소였던 재고 수준이 개선됐다. 공급차질 주체인 삼성전자도 예외가 아니다.

분기 말에는 일본 르네사스 공장 화재가 발생했다. 이 공장은 자동차 관련 파운드리 칩을 생산해왔다. 수급차질이 온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겹치는 부분이 작지만 전세계적으로 파운드리 재고 확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것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정부의 중재 아래 현대차와 차량용반도체 협력 가능성을 조율했지만 장기적인 사업내용에만 합의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미래차-반도체 협의체의 2차회의가 열려 차량용반도체 협력 품목을 구체화했지만 수급 불안 사태의 핵심인 MCU(전장시스템 제어칩)는 빠졌다. 주로 전력반도체와 주행영상기록장치용 칩 등 장기적인 협력을 도모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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