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권공세에 北 미사일 카드...바이든 첫 기자회견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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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권공세에 北 미사일 카드...바이든 첫 기자회견 정조준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1.03.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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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과 최선희 대미 경고 실행 수순
내달 김일성 생일까지 무력시위 전망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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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정인 조현경 기자] 북한의 거듭된 경고에도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대북 인권공세에 나서자 북한이 25일(이하 한국시간) 탄도미사일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로 하루 뒤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정조준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북 인권공세를 계속할 경우 미국과의 대화를 포기하고 본격적인 무력시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한 대북제재 강화는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 국면을 이용해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16일 미국 국무·국방장관 방한 하루 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담화를 통해 미국에 1차 경고를 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18일 한미 2+2(외교·국방장관) 회담이 열리기 몇 시간 전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차 경고에 나섰다. 최 부상은 “이미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 또 “우리는 이미 강 대 강, 선 대 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즐겨 써먹는 제재 장난질도 우리는 기꺼이 받아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 같은 경고에도 대북 인권공세에 나섰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7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을 향해 “권위주의 정권은 자국민에 대해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학대를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18일 2+2 회담을 마친 뒤에도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미국은 실제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24일 유엔은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했는데, 미국은 3년 만에 공동제안국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북한은 일단 지난 21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 미국의 반응을 떠봤다. 사흘 뒤 나온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무시전략이었다. 이에 26일(미국시간 25일)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 탄도미사일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번 발사는 지난 16일 발표된 김여정의 담화 내용에서 경고한 내용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인권공세 강화에 미국과의 대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적어도 오는 4월 15일의 김일성 생일까지 무력시위를 지속하면서 향후 대응 방향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센터장은 또 “시진핑과 구두친서를 주고받은 김정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이 제재를 가하려고 하면 중국이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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