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쏜 날 라브로프 "모든 군사활동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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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탄도미사일 쏜 날 라브로프 "모든 군사활동 중단"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1.03.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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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까지 쌍중단 요구한 듯
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용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러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날 열린 한국과 러시아 외교장관 회담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역내 모든 군사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만이 아니라 한미연합훈련도 함께 중단해야 한다는 이른바 '쌍중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쌍중단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장해온 북핵 해법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25일 오전 10시 33분께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회담 내용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정 장관은 "한러 양국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러시아 정부가 여러 제안과 함께 남북관계 증진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해온 것을 평가하고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회담에서) 말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특히 "우리 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우해 우리 정부가 여러 노력을 경주하는 가운데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한국은 역내 문제 전부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관련국 간에 협상프로세스가 가능한 빨리 열려야한다는 입장"이라며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에서 평화와 안전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회담에서) 특별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기에는) 모든 관련국들이 군비경쟁과 모든 종류의 군사활동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협상프로세스를 강화하기 위해 다자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동북아에서 많은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위한 다자 협의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국 측이 이에 관한 많은 흥미로운 제안을 발표했다.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안을 평가했다"고 했다. 이어 "아시아 위주로 구성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와 같은 다자협의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러한 개방성 있는 포용적인 기관의 협의체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이 언급한 '개방적, 포용적 다자 협의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비공식 안보 협의체 '쿼드'(QUAD)를 우회적으로 겨냥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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