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재보선 앞두고 北 미사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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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재보선 앞두고 北 미사일 도발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1.03.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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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지난주 "임기말 앞길 무척 고통스러울 것"
3년전 선거 땐 싱가포르 효과...이번엔 '北 리스크'
북한은 지난 23일 수도 평양에 주택 1만세대를 짓는 착공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쌍안경으로 착공식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23일 수도 평양에 주택 1만세대를 짓는 착공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쌍안경으로 착공식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북한이 지난 21일 아침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나흘만인 25일 아침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우리 군 당국은 ‘미상의 발사체’라고 발표했지만, 미국과 일본에서는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 순항미사일에서 탄도미사일로 도발 수위를 높인 것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순항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제재 대상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남쪽에서는 4.7 재보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지난주 “임기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경고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날 북한의 발사 소식은 일본을 통해 먼저 전해졌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날 오전 7시 9분께 “북한에서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 발사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7시 25분께 우리 합참은 “북한이 함경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추가정보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는 내용을 기자들에게 문자로 알렸다. 탄도미사일로 추정한 일본과는 달리 합참은 판단을 유보한 것. 이와 관련, 미국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이날 CNN이 전했다. 또 이날 오전 9시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면서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해 3월 29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북한은 ‘초대형방사포’라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이 1년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의도와 관련, 지난 16일 공개된 김 부부장의 대남담화가 주목된다. 15일자 대남담화에서 김 부부장은 한미훈련 실시를 두고 “남조선당국은 스스로 자신들도 바라지 않는 붉은선(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얼빠진 선택을 하였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며 “임기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를 향해서도 “앞으로 4년 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을 때려 미국을 압박해온 북한의 속성상 ‘대선 전초전’인 4.7 재보선에 맞춰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3년 전인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다음날 실시된 6.13 지방선거에서 여권은 압승을 거둔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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