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채용 0명 ‘17.3%’…채용 계획 미정 ‘46.3%’
“채용 시장 활성화 위해 기업규제 완화해야”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올해 상반기 채용 시장이 지난해보다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을 하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2021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은 매출액 500대 기업이다.
110개 응답 기업 중 63.6%가 올해 상반기 중 한 명도 채용하지 않거나 아직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신규채용 ‘0명’ 기업은 17.3%, ‘채용 계획 미정’은 46.3%다. 한경연이 지난해 3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두 항목 응답 기업 비중이 각각 8.8%, 32.5%였다. 국내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채용 시장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신규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들도 그 규모를 줄일 것으로 조사됐다. 올 상반기 채용 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기업 비중은 50.0%에 그쳤다.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30.0%에 불과했다. 채용을 줄일 기업은 20.0%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부진’(51.1%)을 이유로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 경직성(12.8%)·필요직무 적합 인재 확보 곤란(10.6%)·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8.5%) 등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신규채용을 늘릴 기업들은 ‘미래 인재 확보 차원’(75.0%) 등을 들었다.
기업들은 공개채용보단 수시채용으로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을 활용하겠다는 응답 기업은 76.4%로 나타났다. 수시채용으로만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기업도 38.2%에 달했다. 반면 공개채용만 하겠다는 기업은 23.6%에 그쳤다. 최근 채용시장 트렌드 전망에 대해 ‘경력직 채용 강화’(20.3%), ‘비대면 채용 도입 증가’(19.1%)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증가’(13.9%)라는 응답도 나왔다.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규제를 완화’(35.2%)해야 한다고 봤다.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4.0%)·신산업 성장 동력 육성 지원(21.1%)·정규직·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10.3%)도 필요하다고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