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파로 멈춘 삼성, NXP 복구 요원… 반도체 품귀 현상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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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파로 멈춘 삼성, NXP 복구 요원… 반도체 품귀 현상 장기화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1.03.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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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3주차 접어든 삼성 오스틴 공장, 구체적 재가동 시점 불투명
차량용 반도체 1, 2위 NXP·인피니언 생산 차질… 물량 부족 악화
한파로 멈춘 삼성전자 텍사스 오스틴 공장의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파로 멈춘 삼성전자 텍사스 오스틴 공장의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지난달 한파로 멈춘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의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 NXP, 인피니언 등의 생산 차질로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록적인 한파로 멈춘 미국 텍사스주 반도체 공장들의 재가동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예측한 재가동에 필요한 시간은 2주였다. 이미 3주가 흘렀지만 구체적인 재가동 시점은 불투명하다.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지난달 16일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삼성전자 공장을 복구하려면 전력과 물 공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파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해 삼성전자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 공급은 끊긴 상태다. 반도체 공정은 불순물이 없는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한다. 현재 삼성전자 공장에 연결된 수도관이 한파로 동파돼 녹과 같은 불순물이 섞인 상태다.

'오스틴 지역 제조업 협회' 에드워드 랏슨 최고경영자는 “반도체 공장이 필요한 전력과 물, 가스 등은 확보했지만 청소와 장비 재가동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공장 셧다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동 재개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오스틴 공장으로 기술자들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NXP, 인피니언 등 오스틴시에 위치한 다른 반도체 공장 복구 상황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다. NXP는 "현재로서는 언제 가동할 지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문제는 공장이 복구해도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재가동 뒤에도 실질적으로 반도체 제품이 공장에서 나오기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설비 복구 이후 반도체를 생산하기까지 적어도 2~3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5월쯤 정상 가동한다고 가정하면 약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오스틴시 반도체 공장들의 정상화가 늦춰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장 수급 불균형 문제는 커지고 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가장 문제다. 지난해 말 자동차 판매가 예상을 뒤엎고 급증하면서 최근 차량용 반도체 물량 부족 사태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1, 2위 업체인 NXP, 인피니언의 공장이 멈춘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1분기 자동차 생산량이 100만대 가량 지연,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칩셋과 그래픽 반도체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스마트폰 판매가 회복하기 시작해 모바일 칩셋 등 관련 부품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스마트폰 시장이 자동차 시장처럼 회복세가 가파르게 진행될 경우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중단으로 인한 부품 공급 차질이 커다란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의 경우 한 번 멈추면 정상 복구하기까지 수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실물경기 회복에 맞춰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이번 한파는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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