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족한 전자업계, 작년 투자 늘리고 빚도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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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족한 전자업계, 작년 투자 늘리고 빚도 갚아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3.07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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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삼성전기・LG전자・LG디스플레이 모두 기말 현금 증가
전자업계는 지난해 글로벌 전자제품 수요확대로 유동성이 개선됐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TV 신제품. 사진=삼성전자
전자업계는 지난해 글로벌 전자제품 수요확대로 유동성이 개선됐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TV 신제품. 사진=삼성전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전자업계는 지난해 비교적 풍족한 유동성 흐름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에도 투자를 확대했으며 대출보다 상환을 늘리고도 기말 보유 현금이 증가했다.

7일 현재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삼성전자, 삼성전기,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LG전자 각각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29.6%, 11.9%, 31.1% 증가했다. 4사 중 유일한 적자인 LG디스플레이도 적자 폭이 97.86% 줄었다.

덕분에 LG디스플레이는 기말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조2180억여원으로 전년보다 20.9% 올랐다. 삼성전자는 8.4% 오른 29조3825억여원을 기록했다. 또 삼성전기는 1조4854억여원, LG전자는 5조8963억여원으로각각 42.4%, 18.9%씩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 모두 전년보다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벌어들인 현금으로 자산을 적극 늘린 것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은 배당금과 법인세, 이자 지급 등을 빼고 기말 65조2870억여원으로 전년비 43.8% 증가율을 나타냈다. 투자 측면에서는 지난해 유형자산을 취득하는 데 37조5920억여원을 썼으며 무형자산을 확보하는 데도 2조6797억여원 지출했다. 그밖에 금융상품 취득 또는 처분 등 전체 투자활동으로 인한 순 현금흐름은 53조6285억여원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지출은 전년보다 34.2% 늘린 것이다. 삼성전기, LG전자 모두 해당 지출이 55.5%, 25.4%씩 늘었다. 코로나 상황에도 3사가 공격적으로 투자한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 상황인 만큼 해당 투자 지출이 15.5%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단기차입금이 2조1911억여원 증가했다. 사채 및 장기차입금 상환엔 8649억여원을 썼다. 특히 배당금 지급액이 9조6767억여원이나 됐다. 기타 차입금 차입, 비지배지분 증감 등을 포함해 전체 재무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은 8조3278억여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와 LG전자도 대출로 유입된 현금보다 상환과 배당으로 지출한 현금이 더 많았다.

삼성전자는 배당금이 워낙 많았지만 삼성전기와 LG전자는 차입금 상환에 가장 많은 돈을 썼다. 코로나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짙었던 만큼 재무상태 개선에 신경썼던 듯 보인다. 3사가 배당금을 늘리거나 대출 상환에 적극적이었는데도 기말 현금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유동성이 풍족했다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만 차입금과 사채 발행에다 자회사의 유상증자까지 더해 유입된 현금이 상환이나 배당으로 지출된 현금보다 많았다. 이는 통상적인 기업의 재무적 흐름이다. 기업들은 보통 상환보다 대출을 더 많이 한다.

한편,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극심한 디스플레이 업종을 제외하면 지난해 전자업계는 업황이 좋았다. 코로나 사태로 외출이 금지되는 등 각국의 재택 수요가 늘어나 TV나 노트북 등 전자제품 판매가 확대된 덕분이다. 이로 인해 실적이 좋아져 유동성도 개선됐다.

적자 상태인 LG디스플레이도 영업상황은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외상판매한 매출채권이 전년보다 11.5% 늘었고 외상으로 구매한 원재료 등 매입채무는 44.3% 증가했다. 외상판매는 점유율 경쟁 상황을 보여주지만, 외상구매가 늘었다는 것은 거래 상대방에 비해 협상력이 커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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