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법치 파괴 중” 전격 사의...文대통령, 즉각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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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법치 파괴 중” 전격 사의...文대통령, 즉각 수용
  • 조민교 기자
  • 승인 2021.03.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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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문재인 정권을 겨냥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불과 한 달 반 전 신년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은 한 마디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했던 문 대통령은 사의를 즉각 수용했다. 이에 더해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 앞서 사의 파문을 일으킨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도 김진국 신임 민정수석으로 교체했다. 신 수석은 자신의 거취를 문 대통령에게 일임한 상태였다. 이로써 조국 사태 이후 계속된 현 정권과 윤 총장 간 갈등은 일단락을 짓게 됐다. 하지만 윤 총장이 정계 진출을 시사하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사흘간 언론 인터뷰와 육성을 통해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추진을 강력하게 비판했던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사의 표명으로 문재인 정부를 직격했다. 그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며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정권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사의 표명이란 행위를 택했다는 메시지나 다름 없었다.

윤 총장은 이어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정계 진출 선언이란 해석이 나왔고, 특히 여권에서는 4.7 재보선과 대선을 노린 정치적 노림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정만호 청와대 소통수석을 통해 즉각 사의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어 신현수 민정수석 교체를 단행했다. 신 수석은 최근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패싱 당하며 사의를 표명, 문 대통령 레임덕 논란을 부른 장본인으로, 윤 총장 사퇴는 신 수석 사건과 연결돼 있다. 신 수석은 후임 민정수석으로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이 임명된 사실을 직접 발표하며 “여러 가지 능력이 부족해 이렇게 떠나게 됐다. 떠나가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켜보고 성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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