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항공・조선, 속도 내는 산업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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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항공・조선, 속도 내는 산업구조조정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1.03.04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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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사업 팔고 수소 전환…항공・조선 빅딜 막바지
현대중공업과 아람코가 수소사업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아흐마드 알 사디 사우디 아람코 테크니컬 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중공업과 아람코가 수소사업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 부사장, 아흐마드 알 사디 사우디 아람코 테크니컬 서비스 부문 수석부사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석유, 항공, 조선업의 산업구조조정이 속도를 낸다. 석유는 액화천연가스(LNG), 태양광, 수소 등으로 이어지는 에너지믹스 전환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이 인수합병(M&A)를 통한 사업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공업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조선업도 현대중공업이 상장을 준비하며 2년여나 지연됐던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에 대한 실타래를 풀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0월 정부가 구조조정협의체를 구성하고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바, 코로나19 변수로 지연되기도 했지만 사업이 재차 탄력받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무차별적 유동성 지원과 탄소경제 활성화 등 산업 전반의 구조 전환이 이뤄지며 공급과잉 산업의 재편도 촉진되는 양상이다.

전날 현대중공업은 아람코와의 수소동맹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중공업이 아람코로부터 LPG(액화석유가스)를 실어 나르는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는 내용과 함께 현대오일뱅크가 그 LPG로 수소를 생산하는 게 골자다. 현대오일뱅크는 2040년까지 300개 수소충전소도 구축할 방침으로, 석유에서 수소경제 전환이 가시화 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지분 49%를 매각 추진 중이다. 공급과잉으로 수익률이 저하된 부실 사업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의도로 비친다. 앞서 SK는 주유소 사업을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하고 수소사업전담조직을 꾸려 SK E&S 등 에너지 계열사들을 연계한 수소사업 플랫폼 전략도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을 확정했다. 현 주식 시세보다 40% 이상 낮은 할인가격으로 흥행이 예측된다. 이번 증자를 통해 대한항공은 총 3조3000억원을 조달하며 그 중 1조5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인수작업은 지난 1월부터 돌입한 아시아나항공 현장 실사가 이달 17일 종료된다. 대한항공은 이후 6월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양사의 결합을 돕기 위해 정부도 팔을 걷었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빅딜이 원활하게 완료되도록 해외 결합심사를 지원하고 양사 간 운수권, 슬롯 공유가 가능하도록 규제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밖에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에어프레미아 매각 소식과 함께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스타항공 매각 추진 등 산업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조선은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투자은행들을 상대로 입찰제안요청서를 발송한 데 이어 입찰후보 중 주관사를 최근 선정하는 등 빠른 속도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상장은 2년 넘게 지연됐던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비상장사와 상장사 간 결합은 자산가치 산정의 어려움이 있다. 현대중공업이 상장해 외부 지분을 받아들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으로 인한 독점 심사도 한결 수월할 전망이다. 당초 공정위는 1분기 내 결합심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며 현대중공업 측은 상반기 내 인수합병을 끝낸다는 방침이었으나 그보다는 지연될 듯 보인다. 최근 대우조선 노조가 결합을 반대하고 나서는 한편 정치권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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