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반납하고 경영권 매각까지…벼랑끝 L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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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반납하고 경영권 매각까지…벼랑끝 LCC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1.03.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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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진에어 등 고정비 지출 최소화 위해 기재 반납
에어프레미아, JC파트너스 컨소시엄에 60%대 지분 매각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여객기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여객기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벼랑 끝에 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적자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결국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일부 LCC는 기단 축소로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신생 LCC인 에어프레미아는 첫 취항 전부터 경영권을 매각하며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LCC 4개사(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의 영업적자는 9000억원에 육박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33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적자 규모를 10배 이상 키웠다. 진에어와 에어부산도 적자폭이 4~5배 확대된 1847억원과 197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티웨이항공 역시 17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손실이 9배 가량 확대 됐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과 플라이강원은 실적 공시대상이 아니지만 이들 또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직 취항 전인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까지 포함하면 국내 LCC들의 적자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LCC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줄줄이 항공기를 반납하고 있다. 보유 항공기 수를 최대한 줄여 고정비(리스료) 지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최근 “위축된 시장의 회복 속도와 기단 유지에 따른 고정비를 감안해 임차 기간이 만료되는 기재는 상당수 반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의 보유 비행기는 지난해 44대에서 올해 더 줄어들 전망이다.

진에어도 올해 초 보잉 737-800 2대의 리스 계약을 종료한 데 이어 최근 같은 기종 2대를 추가로 반납하기로 했다. 플라이강원 역시 비용절감을 위해 비행기 3대 중 2대를 조기 반납했다.

신생 LCC인 에어프레미아는 첫 취항 전부터 주인이 바뀐다. 회사는 최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와 홍콩계 물류사 코차이나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최대 68.9%의 지분을 넘기는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이사회에서 경영권 매각 건을 결의까지 마친 상태다. 컨소시엄은 경영권 인수에 500억~64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작업은 빠르면 이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번 투자금을 기반으로 운항증명(AOC) 취득과 1호기 도입 및 신규취항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회사는 470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바닥나면서 지난해 10월 전 직원의 25%가량이 무급휴직을 시행한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에어프레미아를 시작으로 올해 LCC발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 3사는 정부 주도로 통합을 앞두고 있다. 이미 법정관리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은 새 주인을 찾고 있고, 에어프레미아와 함께 항공 면허를 발급 받은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 역시 매각설이 돌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위 LCC들도 여객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버틸 체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에어프레미아를 시작으로 다른 LCC들 역시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1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올해 LCC에 최대 2000억원 수준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은 ‘항공산업 코로나 위기 극복 및 재도약 방안’을 상정‧발표했다. 다만 에어프레미어와 에어로케이 등 신생 LCC에 대한 자금 지원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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