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다음주 이사회서 ‘조카의 난’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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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다음주 이사회서 ‘조카의 난’ 힘겨루기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3.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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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상무, 이사진 교체 및 배당확대 등 요구할 듯
주총에 앞서 이사회 통해 경영권 분쟁 본격화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다음주 이사회를 통해 ‘조카의 난’에 따른 경영권 분쟁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다음주 중 이사회를 갖고 박철완 상무가 제시한 사내이사 추천, 일부 사외이사·감사 교체, 배당 확대 등 내용이 담긴 주주제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상무의 공세가 이어지자 당초 이번주 이사회를 갖기로 했으나 검토사항을 감안해 일정을 일주일 연기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7명 등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중 이휘성 전 한국IBM 사장,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2명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된다. 사내이사인 문동준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의 임기도 이달 말 끝난다. 박 상무는 문 대표의 자리를 꿰차기 위해 본인의 사내이사 추천을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상무는 지난 22일 법원이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자 입장문을 통해 본인의 주주제안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했다. 박 상무는 “총체적인 기업체질 개선을 통해 전략적 경영, 사업 운영으로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미래를 선도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며 “오로지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당한 주주제안”이라고 밝혔다.

배당확대 요구도 관심을 끈다. 박 상무 측은 보통주 한 주당 1만1000원의 배당확대를 요구해왔다. 지난해 금호석화가 보통주 1주당 1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던 것에 비하면 7배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409억원으로 당기 순이익(2947억원)의 약 13.9% 였다.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의 당기순이익은 NB라텍스 호조 등에 힘입어 5827억원으로 늘어난 상황이라 회사 측이 박 상무 측 제안에 맞서 배당확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다.

앞서 금호석화는 지난 2월 초 이사회를 열었지만 배당안은 확정치 않았다. 박 상무의 제안을 두고 회사 측도 배당확대안을 포함한 주주친화정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같은 박 상무의 주장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이사회에서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시하는 형태로 사실상 박 상무에 대한 반격을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표 대결을 앞두고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뿐 아니라 소액주주 중 30%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블랙록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지난달 26일 기준 박찬구 회장(6.69%) 이외 아들인 박준경 전무(7.17%), 딸 박주형 상무(0.98%) 등 우호지분은 14.86%로 박 상무 보다 4.86%포인트 높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과 박 상무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경영권이 좌우될 수 있다”며 “반면 소액주주의 경우 소수 지분으로 흩어져 있어 단기간 내 유의미한 의결권 확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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