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직 맡아 사외이사 견제력 약화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이 대신증권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재선임 여부는 이달 중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이 회장은 이사회의장직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어 오너경영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3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이 따르면 전날 대신증권은 주주총회소집결의안을 내고 오는 19일 주총에서 ‘이어룡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다룬다고 공시했다.
이 회장이 사내이사를 연임하면 이사회의장직 유지가 유력하다. 현재 이사회의장은 이 회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이사진 전원의 동의를 받아 이사회의장으로 선임되었다. 이사회의장에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을 결의하고,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독하는 권한이 주어진다.
통상 이사회의장은 사외이사가 맡는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010년 제정한 ‘금융회사 등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사외이사 중에서 이사회 의장을 뽑아야 한다. 사외이사를 이사회의장에 선임하지 않을 경우 사외이사 대표인 선임 사외이사를 뽑아야 한다.
대신증권은 이 규정에 따라 지난해 3월 이지원 사외이사를 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대신증권은 “부득이한 경우 이사회 결정으로 이사회 구성원 중 사외이사가 아닌자로 이사회의장을 선임할 수 있다”며 이 회장의 의장직 겸임이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경영진이 이사회의장까지 맡는 경우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 상징성이 쇠퇴된다는 게 중론이다. 견제를 덜 받는 만큼 강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회장 일가 지분도 늘어나고 있다. 책임 경영 방침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의 장남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은 지난달 총 11회에 걸쳐 10만187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양 사장은 앞서 1월에도 14회에 걸쳐 자사주 12만5000주를 매입했다. 양 사장의 지분율은 1월 5.48%에서 2월 5.65%로 증가했다.
이번 주총에서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 외에도 김병철·이창세·원윤희·김창수 사외이사 선임 안도 다뤄진다. 김병철·이창세 사외이사는 재선임이고, 원윤희·김창수 사외이사는 신규선임이다. 김병철·김창수 사외인사 후보는 감사위원에도 선임될 예정이다.
한편, 대신증권은 배당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선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2020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56.48% 증가한 14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보통주 1200원, 우선주 1250원, 2우B 1200원 등 총 804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안이 주총에서 안건으로 다뤄진다.
오익근 대표이사는 “향후에도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배당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갈 계획이며,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