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도 늙어간다… 파산절벽 몰린 5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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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도 늙어간다… 파산절벽 몰린 5060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3.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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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개인파산·면책 신청자 중 50대 이상 83.3%… “생활비 부족”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서울시에 개인파산·면책을 신청한 채무자 10명 중 8명 이상은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이유는 생활비였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해 센터를 경유해 개인파산·면책을 신청한 채무자 1108명의 생활 실태를 조사해 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개인파산·면책 신청자 중 60대가 60대가 38.8%로 가장 많았으며 50대 26.4%, 70대 15.4% 등으로 50대 이상이 83.3%를 차지했다. 성별 구분으로 보면 남자는 57.4%, 여자는 42.6%였다.

채무자들이 채무를 지게 된 이유로는 ‘생활비 부족’이 44.5%로 1위였다. ‘사업의 경영 파탄’ 22.0%, ‘사기 피해’ 8.6%, ‘타인의 채무 보증’ 6.8%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외 ‘주택 구입(1.7%)’이나 ‘낭비(0.6%)’라는 대답도 있었다.

총 채무액은 5000만∼1억원 구간이 23.9%로 가장 많았다. 2500만∼5000만원 19.2%, 1억∼2억 18.0%, 2500만원 미만 15.9%, 2억∼4억원 13.5% 등으로 나타났다. 4억원 이상도 9.5%를 차지했다.

신청자의 75.5%는 수급자 신분이고 차상위 계층은 4.1%였다. 50.0%는 1인 가구 형태로 거주했다. 신청자의 81.5%는 임대 거주자였고 이들의 임대 보증금은 500만원 미만인 경우가 44.7%였다.

개인파산 신청 3년 전까지는 과반수(54.2%)의 채무자가 임금 또는 자영업 형태의 소득활동을 했으나 신청 당시에는 79.2%가 무직상태로 파악됐다. 센터를 찾기 전까지 4년 간 ‘잠재적 파산기간’에 있던 신청인의 비율이 51.4%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채무자는 파산 직전까지 실직 또는 폐업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센터는 “생활비가 부족한 저소득 취약계층이 상환능력 고려 없는 무분별한 대출에 쉽게 노출된 결과 악성부채의 사슬에 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년을 넘긴 신청인 중 상당수가 취약한 상황에서 가족의 경제적·심리적 지지 없이 홀로 생계를 유지하며 일부는 가족 해체를 경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센터를 통한 개인파산 신청 사건은 총 1252건으로 서울회생법원의 개인파산 사건 1만683건의 11.7%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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