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덫] 부작용 알고도 복합쇼핑몰 규제엔 눈감는 정부…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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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덫] 부작용 알고도 복합쇼핑몰 규제엔 눈감는 정부…업계 ‘긴장’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1.03.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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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회 유통법 개정안에 대부분 반대
‘복합쇼핑몰 월2회 휴업’은 조건부 동의
방문목적 상이해 정당X, 소상공인 형평성X
규제 통과되면 입점 70% 중소상공인 피해
스타필드 코엑스몰. 사진=신세계 프라퍼티 제공.
스타필드 코엑스몰. 사진=신세계 프라퍼티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스타필드·롯데몰 같은 복합쇼핑몰에도 대형마트처럼 의무휴업일을 적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통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관련 의견서에 따르면 정부는 국회에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의 대부분 내용에 대해 ‘동의 곤란’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규제하는 것이 소비자의 편익이나 전통시장과의 상생에 효과적이지 않음을 인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정부는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백화점과 아웃렛·전문점 등을 영업 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안에 반대했다. 이 법안은 대형 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심야영업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 규제를 받는 것과 같은 규제를 적용하자는 내용이다.

정부는 “백화점·아웃렛·전문점은 영향이 제한적이고 모든 대규모 점포 일괄 규제 시 소비자의 과도한 불편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대규모 점포 허가제’ 도입도 과도한 규제를 우려해 반대했다.

또 전통상업보존구역 범위를 현행 전통시장·전통상점가의 경계로부터 1㎞ 이내에서 20㎞ 이내로 변경하는 안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없는 규제라면서 반대했다. 정부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의 범위를 거리 기준으로 20배 확대할 경우 면적 기준으로는 400배가 확대된다”며 “서울 시내 1개 전통시장만을 기준으로 전통상업보존구역을 지정하더라도 서울시 전체 면적(605.25㎢)을 넘어서기 때문에 대규모·준대규모 점포의 입점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과도한 규제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 역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지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개정안의 핵심으로 주목받은 복합쇼핑몰 규제에 대해서는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복합쇼핑몰을 영업 제한 대상에 포함하되 일부 예외를 두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당의 눈치에 못이긴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복합쇼핑몰에도 월 2회 의무휴업을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만약 이 법안이 발의되면 스타필드·롯데몰 등은 월 2회 문을 닫아야 한다. 다만 복합쇼핑몰 내에 입점한 면세점 등에 대해서는 ‘적용 예외’를 뒀다. 그러나 스타필드나 롯데몰 같은 대형 쇼핑몰에는 면세점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입점 매장에 규제가 적용된다.

이에 업계는 현실성이 없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세계 스타필드와 같은 복합쇼핑몰의 문을 닫는다고 그 수요가 전통시장으로 옮겨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기관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일에 어느 곳을 이용하겠느냐’는 질문에 전통시장에 가겠다는 응답은 12%에 그쳤다. 반면 응답자 62.8%가 기존 대형 유통업체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또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반대(54.2%)가 찬성(35.4%)보다 높았다.

이유는 이용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복합쇼핑몰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아쿠아리움·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와 식음료 매장 등 소비자 체험 중심 공간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서울의 한 복합쇼핑몰의 경우 쇼핑 공간 비중은 30%에 불과하지만 체험·여가·오락·F&B(식음료) 매장 비중은 70%에 달한다. 따라서 규제의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식료품을 주로 팔기에 문을 닫으면 전통시장으로 이동할 수는 있지만 복합쇼핑몰은 ‘식료품 유통’보다는 ‘유희’가 더 주된 곳인데 복합쇼핑몰 문이 닫는다고 유희시설을 이용하려고 찾은 이들이 전통시장을 찾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업계는 복합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중소상공인과의 형평성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점포 위치에 따라 보호받아야 할 소상공인과 그렇지 못한 소상공인이 나뉘는 셈”이라며 “전통시장 상인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지만 실상은 이들을 위해 복합쇼핑몰 입점 상인들이 희생을 해야하는 격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형 복합쇼핑몰 운영 주체가 신세계나 롯데쇼핑 같은 대기업이지만 그곳에 입점해 있는 대부분의 점포는 자영업자들이 매장을 임대해 운영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스타필드 하남’의 총 250~300개 매장 중 약 65%는 중소상인이 운영하는 임대 매장이다. 이번 규제가 통과되면 스타필드 하남에서만 160여곳 이상의 중소상공인 운영 매장이 매월 2회 문을 닫아야 한다. 스타필드 고양과 안성도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점포들이 평일 대비 2배가량 높은 매출이 나오는 주말에 강제로 문을 닫을 경우에는 피해가 막심해진다. 주말 매출이 평일의 4~5배에 달하는 도심 외곽 쇼핑몰일수록 피해는 더 커진다.

한편 산자위는 지난달 22일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에 이어 23일 전체 회의를 열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13건을 포함한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으나 의원들 간 이견이 심해 유통법 관련 논의를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논의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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