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못 가도 차는 뽑는다”…거리두기에도 ‘오토론’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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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못 가도 차는 뽑는다”…거리두기에도 ‘오토론’ 쑥쑥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3.0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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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자동차할부금융 잔액 1년 만에 1조2535억원 증가
韓 코로나19 팬데믹 불구, 세계 시장 중 유일하게 내수판매 호조
20·30대 포함해 전 연령대 구매가 늘어…개인 수요 9.2%↑
車 할부 경쟁 치열…올해 카드사, 캐피털사 점유율 제칠 수도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지난 한 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이동제한에도 불구하고, 신차 구입에 나선 소비자들이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로 인해 대부분 업종에서 소비가 위축한 반면, 캐피털사와 카드사 등 여신업계의 자동차 할부금융 잔액과 수익은 모두 크게 늘었다.

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우리·KB국민·롯데·삼성·신한카드 등 5개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8조6866억원으로 전년 말 7조4330억원보다 16.86%(1조2535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른 이자 수익만 709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603억원)보다 17.52% 늘어난 규모다.

주요 캐피털사의 자동차 할부금융자산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소폭 늘었다. 현대캐피탈이 할부금융 자산이 14조818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증가폭으로는 하나캐피탈이 전년 말 6076억원에서 8524억원으로 무려 40.28%(2447억원) 성장했다. 아주캐피탈과 JB우리캐피탈도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각각 7331억원, 6903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

지난해 내수 자동차 판매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사상 처음 190만대를 돌파했다. 수입차 판매도 처음으로 30만대를 넘어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0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자동차 신규등록이 전년 대비 6.2% 증가한 190만5972대로 집계됐다.

세계 자동차판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4%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대조적이다. 세계 자동차판매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10대 자동차 내수시장을 보면 1위 중국을 제외하고, 코로나19로 이동금지 등 피해가 컸던 인도·브라질 등 신흥시장은 20%대 감소를 보였다. 미국과 일본·독일 등 선진시장마저 10%대 줄었다.

반면 코로나19 방역과 정부의 내수촉진 정책, 신차효과 등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자동차 시장 중 유일하게 내수판매가 증가했다. 구매 주체별로는 20대, 30대를 포함한 전 연령대 구매가 살아나면서 개인 수요가 9.2% 증가했다. 법인·사업자 구매는 개인보다 낮은 증가율(5.2%)로, 신차구매 중 비중은 2019년 27.6%에서 지난해 26.9%로 0.7%p 줄었다.

국내 자동차 수요가 증가에 힘입어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금융을 신규 먹거리로 낙점 짓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신차 금융시장에서 캐피탈사와 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은 72.1%와 27.9%로 점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캐피털사는 지난 2016년에 신차금융시장에서 84.9%를 차지해 카드사의 15.1%에 비해 크게 앞섰다. 이후 점차 격차는 줄어들면서 캐피털사의 점유율은 2017년 77.0%, 2018년 75.9%, 2019년 75.6% 등으로 꾸준히 하락세다.

반면 카드사의 경우 2016년 15.1%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2017년에 23.0%로 상승했고 2018년 24.1%, 2019년 24.4%를 각각 기록한 후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는 27.9%까지 올라섰다. 카드사들이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전략적으로 신차금융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카드사들이 신차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면서 “캐피털사 내에서는 자동차 금융자산 비중이 축소되고 관련 점유율 역시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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