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현금다발’ UAE원전 관련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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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현금다발’ UAE원전 관련됐나
  • 강시내 기자
  • 승인 2013.06.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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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모 부장, 한전에서 원전 보조기기 구매 업무 담당

▲ 부산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이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고리·월성원자력본부 사무실 등 9곳을 전격 압수수색한 지난달 20일 오후 한국수력원자력 서울 사무소 앞의 모습. <연합뉴스>
[매일일보]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의 원전비리 수사단이 지난 18일 송모(48)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의 자택에서 발견한 억대 현금다발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하는 원전과 관련됐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검찰에 따르면 송 부장은 2010년 초부터 한국전력에 파견돼 UAE 원전 사업을 지원하는 ‘원전EPC사업처’에 근무하고 있다. 특히 송 부장은 이곳에서 원전 케이블, 펌프, 볼트 등 보조기기의 구매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 부장은 한수원에서 비슷한 일을 했던 2008년 1월 한국전력기술로부터 신고리 1·2호기 등의 제어케이블 시험 성적서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그냥 승인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 문제의 케이블 제조사인 JS전선은 2011년 하반기에 진행된 UAE 원전 사업 케이블 부문 입찰에 참여하는 등 해외 원전사업 진출을 적극 추진했다.

제어케이블 성능 검증 시험 성적서를 위조한 새한티이피도 지난해 4월부터 UAE 브라카 원전(BNPP) 1∼4호기의 안전등급 충전기, 인버터, 전압조정용 변압기 등의 성능 검증을 맡았다.

브라카 원전 1·2호기의 비상 디젤 발전기 등의 성능 검증도 새한티이피가 해왔다. 검찰이 송 부장의 자택에서 나온 현금다발이 UAE 원전과 관련됐을 수도 있다고 보는 이유다.

게다가 송 부장은 지난 18일 체포되면서 지인에게 “이번 사건으로 금품을 받은 사실은 없다”면서 “곧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신고리 1·2호기 등에 납품된 JS전선의 제어케이블 문제만 수면 위로 떠오른 상태였다.

검찰은 이에 따라 송 부장을 비롯한 사건 연루자들의 통화내역 조회와 계좌추적, 원전 부품 납품 관련 서류 등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장의 현금다발이 UAE 원전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되면 관련 부품의 납품이나 시험 성적서 위조 여부와는 관계없이 대외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원전 수출에도 상당한 차질이 우려된다.

한편 검찰의 한 관계자는 “송 부장의 자택에서 나온 현금다발의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2008년 사건과 관련됐다고 밝힐 수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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