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의 이유있는 실적회복…설비 투자 효과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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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의 이유있는 실적회복…설비 투자 효과 나타나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3.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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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윤활기유 등 선전해 정유 불황 만회
산화프로필렌 스프레드 최고가, 고도화시설 정상 가동도 한 몫
에쓰오일(S-OIL) 울산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S-OIL) 울산공장 전경. 사진=에쓰오일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에쓰오일(S-OIL)이 국내 정유4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석유화학 설비 역량 강화에 있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4분기 매출액 4조2803억원, 영업이익 931억원을 거둬 3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흑자 전환을 이끈 건 단연 비정유 분야였다. 본 사업인 정유 사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석유 소비 감소 현상이 풀리지 않으면서 89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지만 석유화학(727억원), 윤활기유(1101억원) 등에서 수익을 내며 만회했다.

에쓰오일은 특히 지난해 4분기 산화프로필렌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스프레드(전체 가격에서 원료인 프로필렌 가격을 뺀 수치)가 직전 분기에 톤(t) 당 595달러에서 85% 이상 상승한 t당 109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산화프로필렌 수익성이 고공행진하면서 4분기에 이어 올해도 실적 개선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28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생산능력이 30만t인 산화프로필렌 생산을 3만~4만t 정도 더 늘리고 있고, 향후에도 가동률을 높게 유지하려 한다”고 밝혔다.

2018년 말 가동을 개시한 에쓰오일의 신규 고도화시설(RUC&ODC)은 원가경쟁력과 운영 효율성이 세계 최상위권으로 평가된다.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은 원유보다 값싼 중질의 잔사유를 원료로 휘발유, 고급 휘발유용 첨가제(MTBE),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프로필렌, 에틸렌 등을 생산하고, 이 프로필렌을 올레핀 하류시설(ODC)에 투입하여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을 만들어 국내외 석유화학 업체에 공급한다. RUC와 ODC 두 시설은 3분기 두 달 동안의 정기보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4분기에는 RUC를 포함한 고도화시설을 ‘풀가동’ 함으로써 원유정제시설을 100% 가동할 수 있었다.

또한, 40년 이상 공들여 구축해온 해외 네트워크가 위기 상황에서 제품 판로 확보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세계 이동 제한이 지속되면서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연료유 소비가 바닥을 치는 상황이 1년 동안 지속됐으나 에쓰오일은 오히려 수출 물량을 전년 보다 소폭(0.3%) 늘렸다.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해외 판매 자회사(Aramco Trading Singapore)협업이 큰 힘이 된 것은 물론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 세계 석유제품 수요 감소와 정제 마진 하락 속에서도 석유화학 원료인 산화프로필렌 및 윤활기유, 그리고 최근 각광받고 있는 저유황 선박유 등 수익성이 좋은 제품 생산을 최대로 끌어올린 전략이 주효했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확산으로 석유제품의 수요 회복이 예상되므로 회사의 경영실적도 빠르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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