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단 밝힌 ‘실거래가 허위신고’…‘실거래가 지수’도 시세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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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단 밝힌 ‘실거래가 허위신고’…‘실거래가 지수’도 시세 왜곡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02.25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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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시연구소 조사…‘실거래가’와 격차 발생
‘오신호’로 시장에 부정 영향…“주관적 판단 의존”
실거래가 지수와 실거래가 변동률 비교 그래프. 자료=한국도시연구소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최근 집값을 띄우기 위해 실거래가를 신고했다가 계약을 해지하는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부동산원이 매달 발표하는 실거래가 지수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 한국도시연구소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에서 2017년 1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발표한 서울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와 같은 기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재된 실거래가(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격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거래가 지수는 부동산원이 실제 신고된 아파트 거래 사례들로 만드는 통계다. 2009년 12월부터 매달 발표되고 있다. 실거래가 신고 기간(30일)과 분석에 걸리는 시간이 있다 보니 거래 시점과 통계 발표 시점 사이에 3개월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

실제로 실거래가 변동률은 2018년 4월부터 치솟기 시작했으나 실거래가 지수는 3개월 후인 7월을 기점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실거래가 하락세가 실거래가 지수에 사실상 거의 반영되지 않는 현상이었다.

실거래가 변동률은 2018년 8월부터 2019년 2월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는데도 실거래가 지수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실거래가 변동률과 실거래가 지수가 아예 반대로 움직이기도 했다. 2019년 1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실거래가 변동률이 하락하는 동안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실거래가 지수는 지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실거래가격은 하락하고 있는데 실거래가 지수가 상승한다는 것은 비정상인 흐름”이라며 “부동산원은 현재 실거래가 지수를 산출하는 방식을 명확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최 소장은 “현행법상 60일 이내에 신고가 이뤄지는 실거래가 사례를 충실히 반영할 수 없다 보니 부동산의 실거래가 지수가 조사 대상 중개업소의 주관적 판단이나 매도자의 호가에 의존해 발표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실거래가 지수는 국가승인통계로 정부의 정책 판단 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통계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 정부가 시장 상황을 오판하게 되고 이는 곧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최 소장은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후보자 당시에 ‘부동산 통계가 국민 체감과 맞지 않는다’며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번 기회에 실거래가 지수를 개선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렇게 돼야 부동산 시세가 왜곡되지 않고 국민들도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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