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전쟁]승승장구 K-배터리, 소송·리콜 악재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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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전쟁]승승장구 K-배터리, 소송·리콜 악재 겹쳤다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1.02.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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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SK이노 간 합의금 둘러싼 협상 진전 없어
코나 EV 리콜 등 비용 문제 비롯해 불확실성 증대
LG와 SK 본사 건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LG와 SK 본사 건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한국 배터리 산업이 최근 악재가 겹쳤다. 소송과 리콜로 ‘집안 싸움’이 일어나는 가운데 중국 CATL 등 경쟁사 위협이 확대되며 K-배터리 위상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벌어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은 일단락됐으나 합의금을 둘러싼 협상은 여전히 진전이 없는 상태다. 양사는 합의금을 둘러싼 견해차가 크기 때문에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5조원 이상을 요구하는 반면 SK이노베이션은 8000억원 미만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장기전으로 끌고 갈 만큼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ITC 승소 직후 악재가 터져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 코나 EV(전기차)의 연이은 화재 사건에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남경공장에서 초기 생산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분담률 등을 반영해 최종 품질비용을 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조원에 달하는 리콜 비용 부담 문제를 둘러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과의 갈등도 지속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상황도 좋진 않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약 3조원을 투자해 연간 43만대 분량(21.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 2 공장을 건설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수입금지 조치가 발효될 시 이로 인한 손해를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한다.

이러는 사이 CATL은 글로벌 영향력을 넓히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ATL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랐다. 아직 중국 물량이 대다수를 차지하지만 2019년 0.4%에 불과했던 중국 제외 시장 점유율이 작년에는 6.5%까지 확대됐다. 

특히 CATL은 안방까지 위협하고 있다. CATL은 현대차가 3차로 발주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3개 차종 가운데 2개 차종의 배터리를 따냈다고 전해진다. CATL은 LG에너지솔루션과 16조원 규모의 E-GMP 2차 물량 공급사로도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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