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속도는 올리고 소비자는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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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속도는 올리고 소비자는 내리고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3.06.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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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SK텔레콤은 지난 26일 세계 최초로 기존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속도가 2배 빠른 LTE 어드벤스트(LTE-A)를 상용화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 역시 세계 최초 LTE-A 서비스가 지원되는 ‘갤럭시S4 LTE-A’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LTE-A를 상용화하는 데 있어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기술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제조기술에서 모두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양사는 LTE-A 속도가 유선 랜보다 더 빠르기 때문에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즐길 수 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LTE-A를 상용화하며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 획득을 위한 양사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통 터지는 일이 있다. 2배나 빠른 속도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새로 사야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는 지난 4월 25일 국내 판매에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아무리 세계 최고 반열에 오른 전자기업이라고는 하지만 LTE-A 기술이 적용된 단말기를 불과 2달 만에 개발해 출시했을 리 없다.

지난 4월 갤럭시S4 출시 당시 LTE-A가 지원되는 단말기 개발은 막바지였을 것이다.

SK텔레콤 역시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달고 기뻐하며 기존 LTE 요금제를 그대로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은 거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 LTE-A 단말기는 SK텔레콤에서 단독 출시됐는데 지난 4월 갤럭시S4 출시 당시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LTE-A 단말기 출시를 위한 각종 기술 테스트 등을 진행했다.

즉 LTE-A 지원 단말기 출시가 임박했음을 양사는 모두 알고 있었다.

갤럭시S4의 출고가는 89만9000원이다. 기업 입장에서 쉽진 않겠지만 불과 두 달 후 신제품이 출시된다는 걸 미리 알리고 갤럭시S4 단말기 가격을 더 낮게 책정했다면 소비자 불만은 덜 했을 것이다.

이 경우 선택은 소비자 몫이기 때문이다.

기술 진화와 신제품 출시가 주는 기업 이미지 제고도 중요하지만 양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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