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 차량용 반도체…자율주행·전기차 시대엔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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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몸’ 차량용 반도체…자율주행·전기차 시대엔 더 중요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2.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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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 올 3분기까지 지속
기술 요구도 높고 수익성 낮아…시장 주목도 떨어졌던 시장
친환경 수요 증가로 최근 성장률 높아…국내 업체 진출 가능성도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오토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오토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품귀현상을 겪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의 중요도가 자율주행 상용화·전기차 확대에 따라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의 공급량은 내달 바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부품은 통상 발주에서 납품까지의 시간이 12주였지만 현재는 26∼38주까지 소요된다. MCU는 자동차용 ECU 모듈마다 최소 한 개 이상씩 탑재되고, 자동차 1대당 평균 약 80개의 ECU가 장착된다. IHS마킷은 MCU 공급 부족 등의 여파로 올 1분기에만 자동차 생산량이 100만대가량 지연될 것으로 봤다.

IHS마킷은 당초 1분기 자동차 생산량이 67만대가량 공급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최근 이를 상향했다. NXP·인피니언의 공장이 미국 한파로 인한 정전 사태로 가동이 중단되고,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의 공장도 규모 7.3의 지진으로 운영이 불투명해지는 등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타격이 반영된 결과다.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의 품귀현상이 올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만큼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이 담보돼야 한다. 기술적 요구도가 높지만 다른 제품보다 수익성이 낮다. 이 때문에 메모리·시스템 반도체보다 차량용 반도체에 진출한 기업은 적다. 결함 발생·안전사고·리콜 등도 많아 신규 업체 진입도 어려워 현재 품귀 현상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일부 제품을 선보인 바 있지만 비중은 작다.

차량용 반도체는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그간 시장 주목도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추후 자율주행·전기차 확대와 친환경차 수요 증가로 인해 고속 성장이 담보된 시장으로 꼽힌다. 현재 클러스터·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차량 내 다양한 부품에 적용되며 그 필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생산되고 있는 자동차 모델엔 1대당 300개 이상의 차량용 반도체가 사용된다. 하나금융투자·IHS마킷 등 대다수의 시장 분석 기관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7%씩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완성차 업체가 차량용 반도체에 사용할 금액도 이에 따라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체 자동차 생산 원가 중 차량용 반도체에 투입되는 금액은 2% 내외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기차에선 이 비중이 대폭 증가한다.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전기차 반도체 사용금액은 92%가 증가할 전망이다. 자율주행차에선 반도체 비중이 더욱 높아지고, 자율주행 레벨이 높아질수록 사용금액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확대가 전망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시장 진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시장 확대에 나선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을 토대로 이번 정책 기간 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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