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vs ‘상투론’…주택거래 줄고 가격상승폭도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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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르기’ vs ‘상투론’…주택거래 줄고 가격상승폭도 감소세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02.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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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서울 주택 거래량 전달보다 35.4%↓
서울 아파트 매수 절반이 ‘30대 이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2·4 공급대책 전후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고 거래가 급감하면서 일각에서는 뒤늦게 시장이 뛰어든 20‧30대가 상투를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본격적인 하락장에 진입했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 거래량은 9만696건으로 전달과 비교해 35.4%, 작년 같은 달보다 10.5% 감소했다. 전월과 전년 같은 달 주택 거래량이 함께 감소한 것은 지난 2019년 9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서울(1만2275건)은 전월 대비 24.2%, 전년 같은 달보다 27.1%로 줄었고 같은 기간 수도권(4만7132건)은 25.4%와 14.9%, 지방(4만3547건)은 43.5%와 5.2% 각각 줄어들었다.

가격 상승세 한풀 꺽였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5% 상승을 기록, 삼 주 연속(0.28%, 0.25%)으로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 역시 0.10% → 0.09% → 0.08%로 지속해서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수도권 0.33% → 0.33% → 0.30%, 지방 0.24% → 0.22% → 0.20% 등으로 하락 흐름을 보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달 20‧30세대의 아파트 매수세는 오히려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수자 중 30대의 비중은 39.6%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대 이하를 포함하면 그 비율이 44.7%로 집계되는데 이 역시 사상 최고치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공황 매수(패닉 바잉) 현상이 심화하던 지난해 8월 이후 이달까지 12월(39.3%)을 제외하고는 줄곧 40%를 웃돌았다.

일부 전문가는 이를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은 “최근 집값이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는데도 20‧30세대의 상승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보니 모든 대출을 한계치까지 동원해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이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장 본부장은 “이런 탓에 집값 하락이라는 변수에 20‧30세대는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 유독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하우스푸어가 속출해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면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하며 부동산 경기 침체를 볼려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4억원 정도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서 집을 샀다면 금리가 1% 올라도 매달 40만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한다”며 “소득에 비해 빚이 많은 이들은 집값이 하락하면 버티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집값 동향을 몇 달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7‧10대책과 8‧4대책 발표 이후에도 거래가 줄고 서울 집값 상승률이 0.01%를 기록하며 10주간 횡보했다”며 “그러다 11월 첫째 주 들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집값이 비슷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풍부한 시중 유동성,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와 여전히 높은 전셋값 등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에 변화가 없다. 또한, 2‧4대책으로 공급량이 당장 늘어나는 것도 아니어서 하락을 점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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