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콘텐츠 흥행이 ‘반쪽 성공’인 까닭
상태바
[기자수첩] K콘텐츠 흥행이 ‘반쪽 성공’인 까닭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2.21 1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두용 산업부 기자
정두용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국내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넷플릭스 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의 감성이 담긴 영상들이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사실엔 조금의 의심도 들지 않는다. 그러나 K콘텐츠의 세계 진출 발판이 넷플릭스에 의존된다는 점엔 아쉬움이 남는다.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자 수는 지난해 4분기 기준 2억명을 돌파했다. K콘텐츠가 이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인기순위’ 상위권 차지했다는 점은 분명 주목받기 충분하다. 국내외 언론들도 넷플릭스 순위를 근거로 “K콘텐츠가 세계를 강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K콘텐츠가 인기를 끌자 국내 제작사가 만든 영화와 드라마도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하는 추세다. 영화사 비단길이 제작한 ‘승리호’를 비롯해 ‘콜·사냥의 시간·차인표’ 등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로 직행했다. 이는 기획·제작 단계부터 넷플릭스 자본을 사용한 스윗트홈·킹덤과 다른 유통 방식이다.

국내 제작사의 선택도 일면 이해된다. 영화관은 코로나19로 인해 발길이 뚝 끊겼다. 넷플릭스행은 흥행을 담보하기 어려운 극장 개봉과 달리 확실한 수익을 약속받을 수 있다. 기자가 아쉬운 부분은 국내 제작사가 세계시장 진출을 선택할 OTT가 사실상 넷플릭스밖에 없다는 데 있다.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가 뚜렷한 만큼 이로 인한 넷플릭스의 성장도 부정할 수 없다. 넷플릭스는 이미 ‘한류’로 국내 콘텐츠에 익숙한 아시아 시장 확대에 K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에만 APAC(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930만개의 유료 구독 가구 순증을 이뤄냈다. 미국 CNN 방송은 “K콘텐츠의 아시아 지역 시청률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했다”며 넷플릭스의 아시아 성장 배경으로 K콘텐츠를 지목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APAC 시장에서 성장한 이유는 해당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K콘텐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국내 업체가 K콘텐츠 단독 공개를 무기로 해당 시장에 진출했어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단 얘기와 동일하다. 넷플릭스의 APAC 시장 성적을 국내 OTT가 가져올 기회가 있었던 셈이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가, 티빙은 CJ ENM·JTBC스튜디오가 설립에 참여했다. 넷플릭스에 비해 국내 영화·드라마 제작사와 방송사가 만든 콘텐츠를 확보하기 더 적합한 구조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의 글로벌 성장을 바라만 봤던 국내 업체들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OTT 기업들에 네이버와 카카오의 사례를 살펴보길 추천하고 싶다. 네이버·카카오는 K콘텐츠 주목을 자체 플랫폼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사업을 꾸렸다. 그간 발굴·제작한 웹툰을 자체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OTT업계에서도 국내 영화·드라마의 세계적 인기가 성장과 연계되는 ‘윈-윈’ 전략을 곧 볼 수 있길 희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