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들 줄줄이 몰려온다...더 달아오른 공모주 열기
상태바
IPO 대어들 줄줄이 몰려온다...더 달아오른 공모주 열기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1.02.18 1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월 공모액 10년만에 최대...2월에만 17개사 상장대기
균등배정 방식 도입에 가족 총동원한 ‘계좌 영끌’까지
IPO 대어들이 대거 상장을 준비 중인 가운데 공모주 열풍이 올해도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7월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IPO 대어들이 대거 상장을 준비 중인 가운데 공모주 열풍이 올해도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7월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팜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해 사상최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IPO(기업공개) 시장에 또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유망 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 줄지어 상장을 앞두고 있어서다. 연초부터 불어난 시중 유동성이 공모주 투자 열기를 달구면서 '과열' 신호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총 17개 기업이 예심청구 통과 후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스팩 4개를 제외하면, 코스피기업 1개, 코스닥기업 12개가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단연 'IPO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심사결과 통과를 받고, 오는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내달 4~5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희망가는 4만9000~6만5000원, 최대 공모가액은 1조4918억 원으로 평가된다. 공모 후 시가총액도 단숨에 5조 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럴경우 상장과 동시에 시총 상위 10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필두로 LG에너지솔루션·크래프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또 다른 'IPO 대어'들도 줄줄이 상장을 대기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유망 바이오 기업들이 증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네오이뮨텍,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바이오다인 등은 이달 말부터 수요예측을 거쳐 이르면 내달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네오이뮨텍은 제넥신의 관계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코스피에 입성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피비파마)의 관계사다. 관계사 상장 소식에 힘입어 제넥신, 피비파마 주가도 덩달아 출렁였다.

한편 지난해 SK바이오팜·카카오게임즈를 통해 ‘따상(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에 마감하는 것)’을 경험한 투자자들 역시 일찌감치 공모주 청약에 채비하는 모습이다.

특히 공모주 제도 변경으로 균등 배정 방식이 도입되면서 '영끌'을 통해 증거금을 늘리기보다는 가족 명의를 총 동원해 계좌를 늘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 당국은 공모주 열풍이 불어 1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넣어도 주식 1~2주밖에 못 받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공모주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 비례배정 방식은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공모주를 더 많이 받는 구조였다면 올해는 청약을 신청한 계좌(1인당 1계좌만 허용) 수로 나눠 균등 배정하는 방식을 더했다. 예컨대 1000주를 공모하면 이 중 50%인 500주는 균등 방식으로 배정하고 나머지 500주는 비례 방식으로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에 투자자들도 최대한 대출과 투자금을 많이 모아 한 계좌에 모두 넣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명의를 총동원해 계좌 수를 늘린 다음 최소 수량만 청약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을 맡은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균등 배정 방식 도입으로 계좌를 열려는 미성년자 고객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간접적으로 IPO에 참여할 수 있는 상품인 공모주 펀드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 사이 공모주 펀드 설정액은 총 7008억 원 증가했다. 코스닥 시장 공모주의 30%를 우선 배정받는 상품인 코스닥벤처펀드에도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한 달 사이 코스닥벤처펀드에는 총 3617억 원이 들어왔다. 현 설정액이 1조 1680억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1개월 새 운용 규모가 45%나 증가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직접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게 쉽지 않을 경우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IPO에 참여하려는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IPO 규모가 지난해를 뛰어넘는 확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의 연간 공모 규모는 7조 8000억 원으로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1월 IPO 시장 공모 금액은 1421억 원을 달성하며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만 '과열' 신호는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도 뒤따른다. 공모주로 단기 차익실현이 목적인 기관투자자들은 수요 예측에서 박한 평가를 내지 않는다. 수요예측에서 공모희망가 상단을 초과해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질 경우, 향후 공모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첫 IPO 대어 주자가 SK바이오사이언스인 점도 고평가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상장과 동시에 '따상상'을 기록했지만, 곧바로 주가가 추락한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