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현금성 자산 10.8%↑, 투자액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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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현금성 자산 10.8%↑, 투자액 8.3%↓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3.06.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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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일수록 투자 부진…일자리 창출 및 경기회복 우려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정부의 독려에도 국내 500대 기업들이 곳간에 현금을 쌓아두고 투자는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대 그룹 등 덩치가 큰 기업일수록 투자 부진이 더 심각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중공업 등 수출 주력업종을 포함한 12개 주요 업종 투자가 줄줄이 뒷걸음질 쳤다.

26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302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총투자 규모는 31조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8.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 기업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총 196조원으로 작년 말 대비 10.8% 늘어났다.

이는 기업들이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경제민주화 규제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현금을 쌓아두기만 할 뿐 투자 등을 통해 돈을 풀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0대 그룹 소속 회사들의 투자부진은 더욱 심각했다.

10대 그룹 99개 계열사의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47조원으로 작년말 대비 10.9% 늘었으나 투자는 18조4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10.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500대 기업이 보유한 전체 현금에서 10대 그룹 계열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인 반면 투자비중은 60%에 불과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소속 계열사로 좁힐 경우 투자 감소폭은 16.5%로 더 커졌다. 대기업일수록 투자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셈이다,
   
그룹별로 1위인 삼성그룹 15개 계열사의 1분기 투자액은 총 6조1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1%나 줄었다. 반면 현금성 자산은 총 55조8000억원으로 11.2% 늘었다.

특히 삼성그룹 전체 현금성 자산의 76%인 42조원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1분기 투자규모를 3조6000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53%나 줄인 반면 현금성 자산은 17% 늘였다.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들도 모두 투자를 축소했다.

반면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포스코로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59%나 늘어난 2조5000억원을 집행했다. 절대 금액에서도 삼성그룹, LG그룹 다음으로 세 번째다. 투자가 많이 늘어난 만큼 현금성 자산은 7조8000억원으로 2.7% 줄었다.

10대 그룹 중 투자를 늘린 곳은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자동차(2조4800억원, 23.3%), 롯데(7700억원, 9.8%), GS(4700억원, 20.2%), 현대중공업(4000억원, 26.4%) 등 5곳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투자를 줄인 곳은 삼성 외에 LG(3조1000억원, -2.0%), SK(2조4000억원, -22.1%), 한화(3800억원, -20.8%), 한진(2700억원, -37.3%) 등 5개 그룹이었다.

포스코와 한진(-10%)을 제외한 8개 그룹이 현금성 자산은 늘렸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현금성 자산이 10조9000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65.3%나 늘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현금을 가장 많이 가진 그룹은 삼성(55조8000억원), 현대차(37조3000억원), SK(14조3000억원), 현대중공업(10조9000억원), LG(8조7000억원), 포스코(7조8000억원), 롯데(4조5000억원), GS(4조4000억원), 한진(2조1000억원), 한화(1조1000억원)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공기업, 생활용품, 에너지, 제약, 철강 등 5개 업종의 투자만 늘고 나머지 전기·전자, 자동차, 건설, 석유화학, 조선중공업 등 수출주력업종을 포함한 12개 업종의 투자가 일제히 줄어 수출 경기의 선행지표도 어둡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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