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나성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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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나성에 가면'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1.02.1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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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신간 <나성에 가면>은 30년 경력의 외교관이자 최근 LA 총영사를 지낸 저자가 외교 현장을 발로 뛰며 접하게 된 ‘한국 밖의 한국’ 이야기다.

도산 안창호의 가족 이야기를 비롯, 일제강점기 해외 임시정부 역할을 했던 대한인국민회 그리고 한인들의 남모를 정체성에 대한 고뇌,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영사 업무와 자국민 보호 등에 관한 이야기가 담담한 어조로 담겨 있다.

책 제목에 나오는 나성(羅城)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위치한 도시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의 음역어로 100년 전부터 한인들이 이민을 갔던 대표적인 도시다.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첫 해외 이민이 시작된지 110여 년이 흐른 지금 LA에는 현재 80만명의 한인이 살고 있다. 미 본토 최초의 한인타운인 파차파 캠프도 이곳 LA와 가까운 리버사이드에 있었다. LA를 포함해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은 250만명이고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은 750만명에 달한다.

저자는 LA판 국립현충원이라 할 수 있는 로즈데일 공원묘지, 현재 남가주대학 한국학 센터로 사용되는 도산 안창호 선생 가족이 생활했던 가옥, 항일 비행학교 사적지 등을 방문하며 느꼈던 한인들의 피땀과 애환을 들려준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도산 안창호에 대해 많은 페이지에 걸쳐 이야기한다. 오렌지 농장에서 마른 모습으로 작업복 차림에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진 속 도산 안창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신사복 차림의 도산과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오렌지 하나를 따더라도 애국하는 마음으로 따라”라는 그의 말이 실감나게 한다. 아흔이 넘은 도산의 막내아들 랠프 안을 미 현지에서 만나기도 했던 저자는 “랠프 안은 아버지 도산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도산의 유지를 받들어 정직하고 근면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멋진 노신사”라고 평하기도 한다.

또한 친일파 외교 고문 스티븐스를 처단해 미주 독립운동의 횃불을 드높인 장인환·전명운 의사, 3·1 운동 직후 캘리포니아 중부 윌로우스에 항일비행사 훈련학교를 세우고 임시정부 군무총장을 역임한 노백린 장군, 헤이그 평화회의 대표단 통역을 맡은 송헌주 선생, 김구의 ‘백범일지’에도 나오는 임천택 선생을 비롯 해외에서 “독립은 아니보리”라는 각오로 구국활동을 벌였던 독립투사와 선조들을 소개한다.

특히 이 책은 2003년 대한인국민회 총회관 건물 복원공사 중에 발견된 유물로 지난해 독립기념관이 광복 75주년 기념 특별전을 통해 국민들에게 공개하기도 했던 태극기·대한독립선언서·독립의연금 영수증 등의 사진 일부를 부록으로 실어 독자들이 안방에서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LA 총영사였던 외교부 김완중 기획조정실장이다. 외교부 본부 근무를 시작으로 일본·미얀마·뉴욕에서 영사로, 페루·싱가포르에서 참사관 겸 총영사로 근무했고 2010년 페루 근무 시에는 KBS 인간극장 ‘완중 씨의 페루 외교일지’에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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