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물산, 해외수주 전략 수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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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물산, 해외수주 전략 수정 필요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3.06.2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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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삼성물산이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 11조6000억원 중 이미 9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수주한 6조원 규모의 호주 로이힐 철광석 광산 프로젝트 사업 영향이 컸다.

삼성물산은 2010년 정연주 부회장 취임 후 단순 시공 위주의 국내 사업 구조를 탈피해 개발사업과 해외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성장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2009년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액은 2조원에 불과했던 것이 정 부회장 취임 후 두배 이상 증가했다.

그런데 최근 정 부회장의 해외 수주 전략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이 해외 시장에서 저가 수주를 통해 매출은 늘었지만 이 과정에서 출혈경쟁과 국부유출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번 로이힐 사업 입찰 과정에서도 저가 수주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포스코건설-STX건설 컨소시엄은 삼성물산이 ‘상식 밖의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응해 수주를 따내는 등 비도덕적 행위를 저질렀다며 원색적인 말도 공식석상에서 서슴지 않았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지난달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한 건설업계 CEO 간담회 자리에서 삼성물산을 겨냥한 듯 “저가 수주는 결국 국부유출로 이어지는 만큼, 과도한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고 힐난했다.

▲ 황동진 건설·탐사보도 팀장
정 부회장은 삼성물산으로 부임하기 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을 7년간 맡아 경영 위기에 빠져있던 회사를 우량 회사로 변모시켰다. 이 역시 해외 수주 성과가 컸다.

하지만 올 1분기 삼성엔지니어링은 어닝 쇼크로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정 부회장이 사장 재직 시절 공격적인 해외 수주로 확보한 공사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속 빈 강정’이란 말이 있다. 겉만 그럴 듯하고 실속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삼성물산 정연주 부회장은 업계 우려의 목소리를 귀담아 해외경영 전략의 궤도 수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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