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반년] 불안한 전월세 시장…봄 이사대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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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반년] 불안한 전월세 시장…봄 이사대란 불가피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1.01.28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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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83주 연속 오름세 이어가
입주물량 급감·청약 대기수요 등 상승요인 산적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임차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세집살이가 더 고단해지고 있다. 전세값이 뜀박질하며 집주인이 부르는게 값이 돼 기존 세입자는 ‘옮기면 손해’인 상황이 됐다. 여기에 청약 대기 수요까지 겹치며 매물 잠김도 심화돼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임대차 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오르며 2019년 7월 이후 8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0.23%)도 7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전세난이 전국적으로 심화하는 모습이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지 반년이 되어가지만 임대차 시장 혼선은 가중되고 있다. 전세 매물 부족으로 호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최고가 거래도 속출하고 있어서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깡통 전세 우려도 불거진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5억6702만원으로 전월 대비 5.2% 상승했다. 지난 7월 4억6931만원이었던 중위가격이 임대차법 시행 5개월 만에 9770만원(20.8%) 오른 것이다. 이는 새임대차법 시행 직전 약 5년치 상승분과 맞먹는 규모다. 2015년 11월 3억7210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지난해 7월까지 4년 8개월간 9722만원 오른 바 있다.

서울 전역에서 전세 최고가 거래도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114㎡는 이달 초 24억7000만원애 전세 거래됐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위브’ 전용면적 84㎡ 전세는 지난달 9억3000만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모두 최고가 거래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삼익’ 전용 59㎡는 지난달 2억15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이 물건은 10여일 전 집주인이 2억500만원에 매입한 것으로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1000만원 더 비쌌다.

문제는 올해도 전세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2만6940가구로 지난해(4만8천758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전국적으로도 26.5%, 경기도 22.1% 각각 줄어들 전망이다. 전·월세 시장은 입주물량 영향력이 큰 만큼 올해도 임대차시장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전세 수요자는 많은 반면 공급 부족 현상은 이어지고 있어 봄 이사철 전세시장은 상승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뿐 아니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의 로또 청약 대기수요를 비롯해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도 늘고 있다. 또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양도소득세 비과세 2년 실거주 의무를 비롯해 내달부터는 신설되는 분양가 상한제 2년 실거주 의무 등이 맞물려 전세난 해소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새임대차법 과도기적 국면으로 봄 이사철인 3~5월에는 임대차2법 진통이 여전할 것”이라며 “봄 이사철 전셋값은 기존 상승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약하거나 신규계약건 등의 경우 기존 시세 수준이거나 조금 더 높은 가격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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