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10년만에 경영권 분쟁 터져…‘삼촌vs조카’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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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10년만에 경영권 분쟁 터져…‘삼촌vs조카’ 대결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1.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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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환 상무, IS동서 등 우호세력 지분 모아 3월 주총서 사외이사 교체 요구할 듯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금호석유화학 본사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금호가(家)에 10여년 만에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박철환 금호석유화학그룹 상무와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의 지분 관계에 이상이 생기며 친족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철완(42) 상무는 전날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지분 보유 목적을 ‘주주권 행사’라고 명시했다.

재계에서는 박 상무가 작은아버지인 박 회장과 동갑내기 사촌인 박 전무를 두고 ‘특수 관계인이 아니다’라고 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찬구(72) 회장의 조카로, 금호석유화학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박찬구 회장은 지분율 6.7%이고,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가 7.2%, 박주형 상무가 0.8%씩 보유했다.

지금까지 박철완 상무의 지분도 박 회장과 특별관계인으로 묶여 있었는데, 박 상무가 박 회장과의 특수 관계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박 상무가 삼촌인 박 회장과 결별하고 독자 행보에 나서며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7월 그룹 인사에서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승진하고, 박 상무는 승진하지 못하는 등 균열 조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한진그룹에 매각되면서 박 상무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다툼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금호석유화학 지분구조. 자료=매일일보
금호석유화학 지분구조. 자료=매일일보

그간 금호석화는 박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분쟁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박 회장과 아들인 박준경 전무 보유 주식을 합쳐도 14%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분수령은 오는 3월 주주총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월 금호석화 사외이사 7명 중 절반이 넘는 4명의 임기가 마무리되는데, 박 상무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물을 사외이사로 추천할 것으로 관측된다. 교체를 요구하며 자신에게 우군이 될 만한 인물을 이사 후보로 공식 추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박 상무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근 금호석유화학 지분 3∼4%를 사들인 건설업체 IS동서와 연합해 이사 선임·해임 등을 두고 박 회장 측과 표 대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IS동서 측 우호세력은 지난해 9월께부터 약 5개월간 금호석화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집해 현재 지분율 3~4%대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IS동서 외 기타 우호지분을 합치면 박 회장 일가와 대등한 수준의 표를 확보할 수 있다.

한편, 금호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고(故) 박인천 금호 창업주의 3남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형제의 난’ 이후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된 바 있다.

이와 관련, 금호석유화학 측은 “박 상무의 공시에 대해 내부적으로 파악 중”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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