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HMM 인수설’… 왜 해운업 진출 후보로 거론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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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HMM 인수설’… 왜 해운업 진출 후보로 거론됐나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1.01.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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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해운업계 거센 반발로 물류 자회사 설립 무산
효율성 위해 물류사업부 신설… “갈등 반복 없을 것”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3부두에서 철강제품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3부두에서 철강제품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포스코의 HMM(옛 현대상선) ‘인수설’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HMM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선을 그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28일 포스코는 공시를 통해 전날 산업은행이 HMM을 포스코에 매각 방안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산업은행으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바 없으며 검토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산은도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HMM 매각과 관련,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설립을 검토한 만큼 다시 해운업 진출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그룹 물류시스템의 혁신을 통해 원자재와 철강재 등 물류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주 이유다. 포스코는 2019년에만 물동량 1억6000만t을 옮기는 데 물류비 약 3조원을 지출한 바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5월 당시 그룹 내 물류 업무를 통합한 법인 ‘포스코 GSP’(가칭)를 연내 출범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강판, SNNC 등 계열사의 물류 업무를 통합한 직원 100명 규모의 자회사였다. 

물류 서비스를 통합 운영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물류 플랫폼으로 성장할 목표로 추진됐다. 물류 업무가 회사별, 기능별로 분산돼 판매와 조달 지원 기능으로만 운영되고 있어 효율성과 전문성 제고가 시급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물류·해운업계에서 반발이 거셌다. 한국선주협회는 “포스코는 물류 자회사의 임직원 급여와 운영비를 보전하기 위해 수수료 수입을 취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물류 기업을 쥐어짤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해운물류 산업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포스코는 자회사 설립에서 물러났다. 대신 지난달 물류사업부를 만들며 방향을 틀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직속으로 물류사업부를 신설하며 조직 정비도 마쳤다. 이달에는 물류 인프라를 공유하며 중소 고객사 수출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고객사의 소량 화물도 포스코 물량에 함께 선적할 수 있도록 ‘합적배선 시스템’을 개발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출범을 비롯한 해운업 진출 시에는 물류·해운업계와의 갈등이 불가피하다”며 “게다가 포스코는 고객사·공급사·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역할을 지속 강조해 온 만큼 분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해운업 진출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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