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과거의 ‘풍선효과’를 돌아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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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거의 ‘풍선효과’를 돌아볼 때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1.01.2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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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풍선효과’는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용어다. 그도 그럴 것이 현 정부는 24번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어김없이 문제가 재발했다. 대부분이 억제를 근간으로 한 대책이다 보니 보다 규제가 덜 한 지역으로 쏠림 현상이 반복된 것이다.

지난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을 떠올려보자. 12·16 대책에는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의 세부담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확대 등 굵직한 내용이 담겼다. 이로 인해 향간에서는 12·16 대책을 ‘역대급 규제’라고 부르기도 했다.

말만 ‘역대급 규제’가 아니었는지 규제의 타깃이 된 서울 집값은 급격히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12·16 대책이 발표됐을 당시만하더라도 한 주에 0.20% 올랐지만 바로 그 다음주 상승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다음해 3월부터는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서울이 아닌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 의왕 등에서 풍선효과가 발발해 집값이 급등했다는 점이다. 실제 수원 권선구의 경우 일주일에 집값이 2.54%씩 뛰기도 했다. 정부가 땜질식으로 2·2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나서야 경기권 집값은 소폭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해 집값이 급격히 뛴 김포와 파주도 빼놓을 수 없는 사례다. 정부는 지난해 인천 전지역(강화·옹진 제외)과 경기 전지역(김포·파주·연천 등 접경지 제외)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차원에서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대출길이 막히고 실거주 요건 등이 강화되자 수요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김포와 파주를 찾았다. 대책 발표 전 0.02%정도의 변동률을 보였던 김포 집값이 바로 1.88%까지 치솟았다는 통계에서 당시 풍선효과가 얼마나 극심했는지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건축물(단독·다세대·아파트·상업용 오피스텔 포함) 거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도 어찌보면 정부의 눈 먼 대책이 야기한 풍선효과다. 지난해 이뤄진 외국인 건축물 거래건수는 총 2만1048건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1월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때마다 그들이 보유한 추가 주택이 무주택자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부동산 관련 세부담이 덜하다는 점을 간과하면서 규제의 혜택은 다른 국적의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안타까운 점은 외국인이 국내 주택을 구입한 후 6개월 이상 실거주하지 않을 시 취득세를 20% 가중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논의 과정에서 폐기됐다는 것이다.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급급한 대책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과거를 돌아보며 보다 짜임새 있는 대책을 준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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