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분야 투자 증가, 벤처투자 대형화 및 후속투자 경향 뚜렷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벤처투자가 4조3천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2020년도 벤처투자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벤처추자가 종전 역대 최대실적이었던 2019년 투자실적 4조2777억원을 경신한 4조30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실적으로 같은 기간 대비 268억원(0.6%)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투자 건수(4231건)와 피투자기업 수(2130개사) 역시 각각 최초 4000여건, 2000여개사를 넘어서면서 모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 2분기까지 주춤했던 투자실적은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4분기에만 1조 4120억원이 투자됐는데, 전년 대비 2533억원이 늘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지난 코로나 19 위기로 부각됐던 바이오·의료, 정보통신기술(ICT)분야, 소재·부품·장비 관련 업종(전기·기계·장비, 화학·소재, ICT제조) 등 6개 업종이 벤처투자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확인했다.
증가 업종 중 작년 1~3분기 누적 실적(7733억원)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1249억원)했던 바이오·의료 업종은 4분기에 투자가 크게 늘어 전체 벤처투자에서 947억원의 가장 큰 폭의 규모로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 여파로 관련 산업이 전반적으로 피해를 입은 유통·서비스, 영상·공연·음반 업종은 전년 대비 투자가 -11.1%, -21.6%,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난해 벤처투자 비중 상위 3개 업종이 바이오·의료(27.8%), ICT(25.0%), 유통·서비스(16.8%)로 바뀌면서 지난 10년 사이 벤처투자 트렌드도 전통 제조업, 문화·공연 중심에서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분야 업종 등으로 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분야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대면 분야 기업에 대한 지난해 벤처투자는 1조9982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부터 4분기까지 직전분기 대비 매분기마다 비대면 분야 투자가 꾸준히 늘었다. 특히 3분기는 2분기 대비 약 50% 가까이 크게 증가(1980억원, 49.3%)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벤처투자 받은 기업들의 업력별 현황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업력 7년 이하 초·중기 기업들은 투자가 감소한 반면 7년 초과 후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1358억원, 12.1%)는 늘어났다. 이는 벤처캐피탈(VC)들이 창업단계에서 투자한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이면서 후속투자 또는 스케일업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를 많이 한 VC 10개사의 투자 합계도 지난해 1조27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벤처투자의 약 29.7%를 차지하는 수치다.
한편,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실적은 6조5676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조3243억원(54.8%)이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초 6조원을 돌파한 기록이며 종전 최대 결성실적(2018년 4조8470억원)을 경신한 역대 최대 결성 수치다.
강성천 중기부 장관 직무대리는 “투자가 증가한 것은 코로나 시대에 더욱 부각된 바이오․의료와 ICT 분야, 그리고 소부장 관련 투자의 증가, 코스피 3천‧코스닥 1천 등 증시 활황으로 투자회수에 대한 기대감 상승, 그리고 모태펀드 역할과 K-유니콘 프로젝트 등 정부의 혁신 스타트업‧벤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벤처펀드와 더불어 벤처투자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동시에 달성함으로써 우리 스타트업‧벤처 생태계의 저력과 미래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라며 “올해도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