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정의당 배복주 부대표가 김종철 전 대표의 당 소속 의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2차 피해를 우려해 구체적 행위 등을 비공개한다고 밝혔다. 당의 정체성과 직결된 성추문 문제에 대해 피해자를 최대한 배려하는 차원의 수습에 힘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배 부대표는 25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사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라고 묻는 정의당 당원들을 향해 "성추행이다. 이는 가해자가 명백하게 인정한 것"이라면서도 "구체적 행위를 밝히지 않는 것은 행위 경중을 따지며 "그 정도야" "그 정도로 뭘 그래"라며 성추행에 대한 판단을 개인이 가진 통념에 기반해서 해버린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한다"고 말했다.
배 부대표는 또 '음주를 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이 사건은 성추행 사건이고 음주 여부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데 고려되는 요소가 아니다"며 "피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왜 술자리에 갔냐고 추궁하고 술을 안마셨으면 왜 맨정신에 당하냐고 한다. 가해자가 술을 마셨으면 술김에 실수라고 가해행위를 축소시키고 술을 안마셨으면 피해자를 좋아해서 그런거아니냐고 가해자를 옹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음주는 이 사건과 상관이 없다"고 했다.
한편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이 익명 대신 실명 공개를 선택한 이유와 관련, 배 부대표는 26일 라디오에 나와 "처음에는 피해자임을 밝히지 않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며 "장 의원의 신념상 본인은 피해자 장혜영과 국회의원 장혜영이 분리될 수 없고 일상에서 본인이 피해자임을 밝히지 않고 의정 활동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