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안전하다는 건 착각...우리도 못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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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안전하다는 건 착각...우리도 못 바꿨다”
  • 조민교 기자
  • 승인 2021.01.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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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거센 후폭풍에 뼈아픈 고백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김종철 전 당 대표의 성추행 파문으로 당의 존폐까지 거론되고 있는 정의당 내에서 "우리 울타리는 안전하다는 착각을 했다" "우리도 바꾸지 못했다"는 뼈 아픈 고백이 이어졌다. 정의당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가동까지 고려하는 등 모든 방법을 염두에 두고 수습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26일 의원총회에서 국민들에게 "큰 충격과 심려를 끼치게 돼 깊이 사과드린다"며 "정의당의 부단한 노력에도 조직문화를 바꾸지 못했다"고 문제를 전부 시인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의 용기와 동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쇄신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의 후임으로 신임 원내수석부대표 겸 원내대변인을 맡은 류호정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나와 "실망했을 국민과 정의당에 애정을 가진 분들께 부끄럽고 죄송스럽다"며 "성평등은 정의당의 당명이고 진보정당의 정체성이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당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울타리는 나름대로 안전하다 느꼈는데 모두 착각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변명도 필요 없이 '너희들도 다르지 않았다'는 비판이 얼마만큼이든 받아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현재 비대위 구성과 지도부 교체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의당의 당명과 정체성이 '성평등'인 만큼 이번 사안으로 인한 파장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류 의원은 '비대위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그것까지 모두 포함해 논의를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나 각급 단위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개편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 같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도부 총사퇴와 관련해서는 "당 대표의 성 비위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다. 아직 당내 의견을 수렴하지 못해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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