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수요 회복 전인데”…항공업계, 유가 상승 부담까지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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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 수요 회복 전인데”…항공업계, 유가 상승 부담까지 ‘시름’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1.01.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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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등 고정비 부담 가중 
유류할증료 1100원 인상…출혈경쟁 심화 우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여객기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한해를 보낸 국내 항공업계가 최근 국제유가 상승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객 수요가 회복되기 전인데 유류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86달러 하락한 52.2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Brent)와 두바이유(Dubai)도 배럴당 56달러를 돌파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3차 대유행에도 백신 개발과 보급 등으로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이 솟으면서 연초부터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국내 항공사들은 울상이다. 유가가 오를수록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운영비용에서 유류비가 25~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300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국내 항공사는 다음 달부터 편도 운임 기준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1100원 부과하기로 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나 해운사들이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할증료다. 항공사들은 지난해 4월까지 코로나19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를 ‘0원’으로 유지해왔으나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약 9개월 만에 유류할증료를 적용했다. 

다만, 항공사 입장에서 유류할증료 인상은 달갑지 않다. 유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승객이 직접 부담하는 금액이 높아진 만큼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미 국내선을 중심으로 특가 이벤트를 진행 중인 LCC들의 경우, 출혈경쟁이 심화될 우려도 있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유류할증료가 오르면 수요가 위축될 우려가 있어 항공사 별 항공권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라 항공사들은 업황 개선이 더 늦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 교통량은 전년보다 50.0% 감소한 42만1000대로 집계됐다. 국제선과 국내선으로 나눠보면 특히 국제선의 타격이 컸다. 지난해 국제선 항공 교통량은 20만대로 전년보다 66.4% 감소했고, 국내선은 전년보다 10.4% 감소한 22만1000대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한국교통연구원(KOTI) 등은 항공 수요(2019년 수준)가 회복되는 시점을 2022~2024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인한 백신 운송 특수가 기대되지만, 화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LCC들은 이 마저도 그림의 떡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운항대수가 많이 줄었지만 유가 상승은 항공사들의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국내선을 중심으로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는 LCC들의 경우, 최소 상반기까지는 적자 탈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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