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거래 연일 신기록…불어나는 환전에 환율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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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거래 연일 신기록…불어나는 환전에 환율도 들썩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1.01.2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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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외화증권 결제액 356조 육박...1년 만에 2배 늘어
올해도 29조 순매수...넘치는 환전 물량에 외환시장도 꿈틀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지속되며 거래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돌파했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가 위치한 월스트리트. 사진=연합뉴스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지속되며 거래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돌파했다.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가 위치한 월스트리트.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해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매집이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들어서도 이같은 열풍이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그 여파는 외환시장까지 들썩이게 하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예탁결제원을 통한 국내 투자자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3233억9000만달러(355조3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1712억2000만달러) 대비 88.9% 급증한 수준이다. 보관금액도 722억2000만달러로 전년(436억2000만달러) 보다 65.6% 증가했다.

외화주식 결제금액 상위 종목에는 미국 테슬라가 랭크됐다. 테슬라의 연간 결제금액은 232억9000만달러로 2019년(4억8만달러) 대비 470배나 폭증했다. 테슬라 투자가 대폭 증가해 현재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78억4000만달러)은 전체 보관 금액의 10.8%다.

이어 애플(104억8800만달러), 아마존(70억93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52억3600만달러), 엔비디아(48억3600만달러) 순으로 결제금액이 컸다. 이외에도 외화주식 결제금액 상위 10종목 모두 미국 주식이 차지했다.

해외시장별 결제금액은 미국이 전체 결제금액의 61.0%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유로시장, 홍콩, 중국, 일본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5개국의 투자비중은 전체 결제금액의 99.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외시장별 보관금액은 미국이 전체 보관금액의 52.1%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상위 5개(미국·유로시장·홍콩·중국·일본) 시장이 전체 보관금액의 97.6%에 달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외화증권 투자는 국내증권 투자와 달리 해외시장별로 거래 관행, 매매결제제도 등이 상이하고 환율, 시차 등이 존재해 상대적으로 거래비용이 높고 제반 리스크가 높은 구조"라며 "외화증권 투자에 대한 잠재적 위험을 인식하고 복잡·상이한 투자절차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학개미로 일컬어지는 이들이 거래하는 해외 주식 규모가 늘어나면서 환시에 유입되는 관련 환전 물량도 덩달아 늘어나 원∙달러 환율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서학 개미들이 지난해 이후 꾸준한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환율의 하락 압력을 완화시켜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환율을 끌어올리기도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4월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 22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본격적인 해외 주식 쇼핑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6월을 제외하면 연말까지 매달 10억 달러 이상의 순매수가 기록됐다. 올해 들어서는 순매수세가 더욱 가파르다. 이달 20일까지 벌써 28억9000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이같은 열풍이 지속되며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서학개미들의 투자 자금 환전 수요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상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투자 관련 물량이 기업들의 수출입 대금 환전 물량과 함께 주된 수급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원화 강세(환율 하락) 요인이 되고, 반대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면 이 때 발생하는 달러 수요가 원화를 약세(환율 상승)로 이끈다. 그런데 서학 개미 열풍이 본격화되면서 이제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관련 수급이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된 것이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주로 달러 매수 쪽으로 작년부터 물량이 늘기 시작해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서학 개미들의 경우 추세적으로 꾸준하게 해외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어 이제는 외환시장에서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했다.

한편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사랑'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주식 보유 가치가 새해 들어 1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예탁원을 통해 보관된 외화 주식 중 테슬라의 보관금액은 103억3000달러(약 11조396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테슬라 시가총액(22일 기준) 8025억3000만달러의 1.28%에 이르는 비중이다. 지난해 말 시총(6690억달러) 대비 1.17%에서 더 커졌다. 2019년 말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 가치는 1억4000만달러였는데, 1년 남짓 만에 보유 주식금액이 73배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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