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실로 정치권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2차 가해가 참으로 두렵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이를 밝히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신의 소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이날 김 대표의 직위해제 발표 이후 즉시 입장문을 내고 "정치는 자신의 진실한 경험에 비추어 시민들과 가치를 소통하는 일"이라며 "피해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저에게 닥쳐올 부당한 2차 가해가 참으로 두렵다. 그러나 그보다 두려운 것은 저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만일 피해자인 저와 국회의원인 저를 분리해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영원히 피해사실을 감추고 살아간다면, 저는 거꾸로 이 사건에 영원히 갇혀버릴 것"이라며 "그렇기에 저는 제가 겪은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 문제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고자 한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장 의원은 또 "저는 대한민국 21대 국회의 국회의원"이라며 "저의 일상은 정치의 최전선이다. 성폭력에 단호히 맞서고 성평등을 소리높여 외치는 것은 저의 정치적 소명"이라고도 했다.
장 의원은 피해자다움과 가해자다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겪으며 깊이 깨달은 것들이 있다"며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결코 제가 피해자가 될 수 없음을 의미하지 않았다. 성폭력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이 어디에나 존재하는 한, 누구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피해자는 여러분 곁에 평범하게 존재하는 모든 여성일 수 있다"고 했다. 또 "‘가해자다움’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가 아무리 이전까지 훌륭한 삶을 살아오거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