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과열 따른 조정장·원화 강세엔 환손실 가능 “신중해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우리나라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가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증시가 급락하자 반등을 기대한 국내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결과다. 다만 증시 과열에 따른 조정장이 오면 낭패를 볼 수 있고,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환손실 가능성도 있어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이 집계 사상 역대 최대치인 3233억9000만 달러(약 355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1712억2000만 달러)보다 88.9%나 증가한 규모다.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외국 통화로 표시되는 주식·채권의 거래를 말한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유럽·중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된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지난 2019년보다 383.9%나 증가한 1983억 2000만 달러(약 218조원)다. 같은 기간 외화채권 결제금액이 4% 감소한 1250억7000만 달러(약 137조 5000억원)로 나타난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해외 주식·채권을 뜻하는 외화증권 보관금액도 역대 최대다. 지난해 말 기준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총 722억2000만 달러(약 79조4000억원)로 전년보다 65.6% 늘었다.
결제금액과 마찬가지로 외국 주식은 늘고 외국 채권은 줄었다. 외화주식의 경우 전년보다 225.7% 증가한 470억7000만 달러(약 51조7487억원)를 기록했지만 외화채권은 같은 기간 13.8% 감소하며 251억 4000만 달러(약 27조6000억 원)였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고판 주식은 테슬라다.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총 232억 9100만 달러(약 25조6000억원)를 매매했다. 애플(104억8800만 달러)과 아마존(70억93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52억3600만 달러), 엔비디아(48억3600만 달러) 등 미국 대형 기술주에 대한 선호도 높았다.
해외투자에 대한 열기가 점점 더 뜨거워지면서 손실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해외주식은 환전 손실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 손실 가능성이 있고, 해외주식이 급격히 오른 만큼 언젠가 조정장이 올 수 있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빚투와 함께 고위험 자산 투자가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해외주식 투자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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